[단독] '품귀' 보령제약 알벤다졸, 약국 재입고

조규봉 기자 승인 2020.08.03 19:10 의견 0
제보자 제공

한때 품귀현상을 보였던 보령제약의 알벤다졸 구충제가 다시 시중에 풀렸다. 암 환자들이 복용해 완치됐다는 소문이 돈 후 시중에 자취를 감췄는데, 최근 약국에 보름 간격으로 입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품귀현상이 심할 때는 아예 약국에 입고되지 않거나, 입고가 되더라도 3개월 이상 시간이 걸렸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내 한 약사(코끼리약국, 서울시 마포구 소재)는 "모르겠다. 왜 제품을 안 푸는지, 영업사원들에게 물어봐도 본사에서 물량이 달린다는 말만 했다"며 "손님들은 보령제약 알벤다졸을 자꾸 찾는데, 제품이 없어 난감할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랬던 자취를 감췄던 보령제약 알벤다졸이 시중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일 서울시내 일부 약국에는 일제히 '구충제 입고'라는 문구가 약국 문 앞에 나붙었다. 보령제약 알벤다졸 구충제를 구매하고 싶어도 제품 입고가 안 돼 구매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에게 현재 구충제가 입고 됐다고 알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부 약국은 평소 알벤다졸을 구매하려고 예약해 놓은 고객들에게 문자서비스를 통해 알벤다졸 입고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구충제가 품귀일 당시 한 캡슐에 1000원 하던 제품은 1만원 이상까지 암거래되며 웃돈을 더 주고도 살 수 없었다.

약국에서 보내온 알벤다졸 입고 문자메시지. 사진=제보자 제공

이처럼 보령제약 알벤다졸이 품귀현상이 빚은 이유는 일부 암환자들이 알벤다졸을 복용한 후 증상이 호전되거나 완치됐다는 소문 때문이다. 실제 알벤다졸로 암을 치료했다는 과학적 근거나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번 퍼진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품귀현상에까지 이르게 됐다.

현재 알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영국에서 의학논문으로 발표된 후 항 구충제에서 이제는 각종 암종양세포의 억제를 한다는 주장까지 실은 논문들도 발표되고 있다.

의약당국과 의사단체는 확인되지 않은 의약품 복용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사협회는 구충제인 알벤다졸을 기생충 감염 치료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복용 시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단기간 복용하더라도 구역, 구토, 간수치 상승 같은 간 기능 이상, 발열, 두통, 어지러움, 복통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장기 복용할 경우 탈모 등의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피부과 전문의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지영 피부과전문의는 "알벤다졸 부작용으로는 두통이나 오심, 구토와 같은 경미한 부작용에서 간독성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보고돼 있다. 피부질환 중 하나인 스티븐스존스증후군은 약발진이 전신으로 나타나면서 피부가 벗겨지고 극심한 통증과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피부과에서는 응급질환"이라며 "15일간 알벤다졸을 복용한 57세 남성 환자가 전신의 발진과 함께 고열이 발생했고 간 손상과 함께 염증수치가 상승했다. 알벤다졸을 끊고 20일 만에 호전됐다"고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열과 함께 피부발진이 생기는 현상이 알벤다졸 복용 중 발생하고 있다면 반드시 원인약물을 끊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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