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4대책 알고 보니, 서울시 정책보좌관 작품

최병천 전 서울시 정책보좌관 "언론 인터뷰서 밝힌 내용 그대로 반영 돼" 자평

조규봉 기자 승인 2020.08.04 16:10 의견 0
사진=방송화면 캡처

정부가 서울시의 부동산 공급방안을 그대로 수용해 4일 부동산 공급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병천 전 서울시 정책보좌관은 같은 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정부가 부동산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물량을 제외하고, 신규 물량으로 13만2000호를 공급하는 게 핵심 내용"이라며 "지난 7월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했던 내용들이 거의 다 반영됐다"고 자평했다.

최 전 정책보좌관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이 실종되기 전 원래 7월 13일을 D-day로 잡고, 파격적인 부동산 공급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당시 파격적인 부동산 공급방안의 개요는 ▲용적률 1000%를 허용하는, 4대문 안 도심 고밀 개발 ▲서울시가 소유한 노른자땅을 주택부지로 내놓는 것 ▲지분적립형 분양 방식의 도입 등이다.

최 전 보좌관은 "당시 공급안은 전부 3040세대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한 것들이기에, 부분적으로 '연령제한'을 둘 예정이었다"며 "이번 정부 부동산 공급방안을 보면, 언론에 미리 밝힌 내용들 중 4대문안 도심 고밀개발 외 거의 대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전 보좌관의 언론인터뷰가 이번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기자의 말도 있었다고 최 전 보좌관은 설명했다.

최병천 전 서울시정책보좌관

최 전 보좌관은 "7월 13일에 발표하려던 파격적인 부동산 공급방안은 한편으로는 3040세대를 겨냥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를 '측면지원'하려던 것이었다"며 "박원순 시장님과 함께 발표해서 ‘정책을 매개로, 이슈를 주도하는’ 상황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한 박자 늦었지만 3040세대에게 도움이 되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에 도움을 주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알림글에 박도은 서울시 전 대외협력보좌관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 전 보좌관은 "지금 이게 뭐하는 것이냐"며 "어이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서 최 전 보좌관이 남긴 글을 보고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 전 보좌관의 부동산 정책 반영 글 댓글에는 "갑자기 요소요소에 닭장 그것도 임대를 짓는 건 아쉽다. 고밀도로 개발하는 게 그동안 재건축을 불허하던 사유랑 정면으로 충돌한다. 마치 환경이유로 원전 금지하다가 전기모자라니까 시내한가운데 원전 짓는 격이다. 실제로는 서울 총 주택수 중 아파트 비중은 50%다. 억지로 눈감고 주택보급율 100%라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등의 정책의 허술함에 대한 주장도 제기됐다.

이상호 고용노동부 장관정책보좌관은 "고(故) 박원순 시장을 불러내지 말기를 바란다. 같이 일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안고 번민에도 쌓여 있을 수 있는 이런 상황에 이번 부동산 대책 라이센스가 나에게 있다는 식으로 박시장님을 소환하는 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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