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기의 軍] AESA레이더 개발 성공, 향후 KFX 전망

마성기 객원기자 승인 2020.08.12 15:50 의견 0
사진=마성기

차세대 국산전투기 KFX 사업의 결과물이 확연하게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의 능력으로 개발이 불가능할 것이라던 AESA 레이더의 시제품이 성공적으로 공개되면서 이제 KFX의 성공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는것 같다. 대표적인 반대론자들 조차도 논조가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KFX의 성공은 일본의 덕이 크다. 그들이 전투기 국산화에 오랜 기간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자하고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고, 미국으로 부터 어떤 견제와 방해를 받아 왔는지를 보며 반면교사 삼아 아주 치밀하고 교묘한 전략을 추진해 온 것이 주효했다고 보여진다.

일본처럼 처음부터 과한 욕심을 보이거나 자신들의 기술을 과포장함으로써 미국의 과한 견제를 당하는 일은 없었다.

일본은 미국에게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그런 전략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어떤 나라던가. 밑천도 더 많았고 잔머리에서도 더 앞섰다는 게 증명되지 않았던가.

지난 3일 KFX의 가장 핵심기술이며 탑재 장비가 될 국산 AESA 레이더 시제기가 출고 됐다. 이미 AESA 레이더 이외의 핵심장비도 국산화가 되었다.

AESA 레이더 이외의 4대 핵심장비는 IRST(적외선 탐색/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 RF재머(전자전 재머)가 있다.

IRST는 표적이 발산하는 열(적외선)을 감지해 표적을 탐지하는 장비로서 레이더를 보조, 또는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레이더의 경우 적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쪽에서 레이더파를 발사해야 표적에 반사돼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수신해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가 이 레이더파를 수신함으로써 역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스텔스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때문에 완전한 스텔스를 위해서는 아군의 레이더마저도 꺼야 한다는 게 맹점이다.

반면에 IRST는 적기의 엔진이나 기계에서 발산하는 열을 감지해 상대를 탐지하는 것이므로 레이더를 껐을 때 아주 유용한 탐지 수단이 된다. 다만 구름이나 안개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단점이다. 현재 개발된 IRST는 그 감도가 아주 예민해서 100~150Km 까지 탐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가히 레이더에 준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스텔스기에는 필수적인 장비라 할 수 있다. 이 장비가 없는 스텔스기는 눈뜬장님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 장비도 이미 LIG넥스원(구엘지정밀)에 의해 개발이 되어 동사가 제작하는 미사일등의 시커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우리 함정용으로 개발해서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더 소형화, 경량화 하기만 하면 KFX 전투기용이 되는 것이다.

EO-TGP도 이미 국내 개발이 돼 다용도로 활용되고 있었다. 신궁등 미사일에도 이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사우디 유전 드론 공격으로 드론에 대한 방어에 최적화된 장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비호복합 대공 장갑차에 적용된 표적 탐색/추적기도 바로 이 장비다. 신뢰성이 아주 높아 짧은 사거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제 장비를 제치고 인도가 단거리 방공요격 체계를 도입하는 사업에서 최종후보에 오르게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RF-재머가 있는데, 이 또한 LIG넥스원에서 개발하여 2013년부터 KF-16, F-15K에 외부 포드에 장착해 전자전 장비로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인정한 미국이 우리나라가 파키스탄에 수출하려 하자 중국 등에 이 기술이 흘러 들어갈 우려가 있다며 강력히 압력을 가하는 바람에 수출이 좌절됐다.

그만큼 뛰어난 기술이다. KFX는 이 장비와 AESA 레이더의 전자전 능력이 결합돼 더욱 강력한 전자전 장비로 업그레이드 돼 아예 내부에 통합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이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첨단무기들을 개발해 오면서 기반 기술을 축적해 오고 있었고, KFX에의 적용을 준비해 왔었다. 기반 기술만 완비해 놓으면 나머지는 응용일 뿐이다. 각각의 장비에 맞도록 최적화 하는 작업만 수행하면 되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사실 일도 아니다. 그동안 좀 안다고 반대만 일삼던 군사마니아나 전문가들의 수준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엔진니어링에 대한 지식이 없이 여기저기 나도는 외국 기관들의 단편 정보만 옮기는 수준이니 이러한 분석력이 없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전투기 개발사를 지켜보면서 우리 당국이 의도적으로 혼등을 유도하거나 숨긴 이유도 있겠지만 말이다.

2000년대 들어서 급속히 발전한 한국은 전자, 전기, IT등 디지털 기술 선도국이 됐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고 머물렀던 일본에 비해 디지털 기술은 훨씬 앞서고 있는 나라로 이런 첨단 장비들은 오히려 수월한 기술이라고 보여진다. 옛날의 한국이 아니다.

아직도 일본 일본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분야는 한국이 앞섰다고 보는 게 맞다. 내가 이 분야를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일부 기술에서 일본을 추월하고 있었다는 것을 내 스스로 확신하고 있었다.

요즘 기술 분야에서 10년, 20년은 아주 긴 세월이다. 80년대의 일본이 아니란 것만 알면 된다.

사실 우리에게 없거나 부족했던 기술은 이런 첨단 기술이 아니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본 항공기라는 게 아주 기초적인 것들로서 경험이 일천한 우리로서는 유체역학이나 비행제어 등 가장 기초적인 기술에서 경험부족이 커서 그것은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다양한 기체를 만들어 보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보고 해결해 나가면서 쌓인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것은 우리나 일본이나 미국의 기술을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이 제아무리 제조업 강국이고 뛰어난 산업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절대 미국을 앞설 수 없다. 일본이 제자리 걺음을 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고 우리나 일본이나 차이가 없다.

그 경험 많은 미국조차도 새 기체를 개발하면 시험비행 과정에서 추락 사고를 겪거나 온갖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물며 자체모델을 가져 본 적이 없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뛰어 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본의 기술력을 자꾸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본도 이러한 기술부족을 인정하고 있고 이제야 현실감각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왜 우리가 그들을 더 과대평가를 하는지 모르겠다.

KFX는 그렇게 준비돼 왔다. 개발이 2016년부터 시작됐다고 해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룩하는 쾌거라고 말 하는데 사실은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그 이전부터 차근히 드러내지 않고 오랫동안 준비를 해 왔던 것뿐이다.

KFX에 들어갈 기반기술을 부품단위로 개발해서 다른 무기체계에 먼저 적용을 해 오면서 KFX와는 다른 별개의 장비인 것처럼 티 내지 않고 준비를 해 왔던 것이다.

애당초 우리는 미국터 차세대전투기 도입사업(FX)으로 130여대의 F-35 스텔스기 도입을 추진했었고, 이미 미의회의 승인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그중 1차분으로 40대 도입을 시작했고 지금 16대가 우리에게 인도되어 있다. 이와 별도로 국산 항공모함 탑재기로 20여대 추가 도입이 결정됐다. 이 FX 사업의 트레이드오프 형태로 KFX에 필요한 기술이전을 약속 받았다. 우리가 이전받을 기술이 총 190여종에 달한다. 그중 25종은 미국이 외국에 웬만해서는 이전해 주지 않는 기술이고, 특히 우리가 말하는 4개 핵심기술은 동맹국이라 해도 절대 이전해 주지 않는 기술이다.

그게 이전항목에 포함됐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었고,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도 이전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에 대한 이전 거부를 명분삼아 우리는 미국 측을 약속불이행으로 거세게 몰아붙일 수 있었고, 덕분에 다른 기술들의 무난한 이전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의 4대 핵심기술 중 AESA 레이더의 경우도 이미 그 이전에 셀 수가 500여개에 불과한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평가를 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자체개발 가능성도 확인한 상태였다. 여기서 그리펜 전투기를 만들고 있는 스웨덴 사브사가 우리의 기술력을 확인하고 AESA 레이더를 공동 개발해서 세계 무기시장에 팔자는 제의를 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 사실을 우리들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비행제어 소프트웨어 등은 이미 FA-50등을 개발해 보면서 충분히 숙지돼 있다. 앞으로 남은 진짜 과제는 통합임무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 체계통합이라고 보여진다.

KFX에 통합될 각종 장비들을 통합하여 하나로 묶어 기능하게 하는 과정인데 이 또한 매우 어려운 기술적 과제다.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언급들이 없는 것을 보면 미국으로 부터 무사히 기술이전을 받았거나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올 하반기에 KFX 시제기도 조립이 완료된다고 한다. 국산 AESA 레이더의 시제품도 이 시제기들에 결합돼 시험비행에 들어갈 것이다. 아직은 KFX나 AESA 레이더나 시제품에 불과하다. 시험비행 과정을 거쳐 오류를 수정하고, 기능상의 보완점을 찾아 더 완벽을 기하고 튜닝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이때 시제기가 어떤 위험성을 드러낼 지도 모르고 최악의 경우 미국의 경우처럼 추락사고도 일어 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명품 전투기를 만들어 내면서 다 겪었던 일이다.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이 단계까지 올 수 있었는지를 깨닫고 KFX를 응원할 때다.

자국산 전투기로 영공을 수호할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국제적 위상은 천지차이다. 또한, 우리만의 플랫폼이 있어야 우리 맘대로 무기를 만들어 장착할 수 있으며 거기에서 파생되는 전략, 전술적 파급효과나 경제적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KFX의 성공을 확신하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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