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복병된 쓰레기 대란… 분리수거 무시하는 시민들

조정미 기자 승인 2020.09.17 18:29 의견 0
서울 노원구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 앞에 버려진 봉투. 안에는 분리수거 되지 않은 치킨, 컵라면, 나무젓가락 등이 담겨 있다. 사진=조정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됐다. 코로나 확산은 막았지만 포장,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가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 일회용품 폐기물 배출량은 막지 못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폐기물 발생량이 더욱 증가하면서 향후 심각한 후유증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면 쌓이다 못해 쓰레기장 밖으로 넘쳐흐르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택배 박스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원룸촌과 오피스텔 인근에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봉지들이 굴러다닌다. 배달 오토바이에 치여 터진 봉지에서는 치킨 뼈, 먹다 남은 떡보낑, 식은 피자 등이 나와 거리를 더럽힌다. 

1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오피스텔에도 비양심적인 쓰레기봉투가 눈에 띄었다. 일반 봉지 안에는 치킨 박스와 컵라면, 나무젓가락 등이 담겨 있었다. 봉지 겉에는 동호수, 배달시킨 날짜, 시간 등이 적힌 영수증이 붙어 있었다.

주민 김시연(34)씨는 “1층 공동현관 앞 입구에 쓰레기를 버려놓았다.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대로 밟아 신발이 더럽혀졌을 것이다”며 “호수까지 적혀 있어 누가 버린 쓰레기인지 알 수 있다. 제대로 쓰레기를 버리라는 의미에서 현관 앞에 두고 올 생각이다. 쓰레기를 버리면서 양심까지 버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쓰레기 배출이 계속된다면 더는 처분할 땅이 없는 이른바 ‘수도권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최대한 충분한 세척을 거친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하고 일상 속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 앞에 버려진 봉투. 안에는 분리수거 되지 않은 치킨, 컵라면, 나무젓가락 등이 담겨 있다. 사진=조정미 기자
[저작권자 ⓒ뉴스쿡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