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된 방역-환경, 쓰레기 문제 해결 ‘깜깜’

박혜빈 기자 승인 2020.09.18 16:05 의견 0
수원시 광교의 한 아파트 내 분리수거장 모습. 오염물질이 가득 묻은 쓰레기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사진=박혜빈 기자

추석 선물세트와 김 포장지에서 플라스틱이 사라지고 편의점 빨대마저 종이 빨대로 바뀌었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구호가 무색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배달 주문 급증으로 일회용 컵과 용기 등의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또는 2.5단계가 실시된 뒤 포장, 배달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방역도 좋지만 환경보호 대책을 동시에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해진 날짜에 쓰레기를 비우러 갈 때마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산을 마주한다. 수거 포대 바깥까지 삐져나온 택배 박스들은 제대로 접히지도 않은 채 마구잡이로 널려 있다.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과 일회용컵, 비닐봉지는 단골손님이 됐다.

관청에는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고 경고 스티커를 붙였지만 오염물질이 가득 묻은 쓰레기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 경기 수원시 광교의 한 아파트도 쓰레기 투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오후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분리수거장을 살펴본 결과, 사용한 마스크를 시작으로 폐비닐, 먹다 남은 과자 봉지, 유리병, 냉동한 음식물 등이 쏟아져 나왔다. 

아파트 단지 관계자는 “분리수거 하지 않은 쓰레기로 인해 미화원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 관청에서도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이 사태가 지속되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아파트 주민들이다. ‘나 하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일회용품 배출량에 대해 정부는 재활용률을 끌어올리는 데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폐비닐은 9월 말부터 폐비닐 재생원료의 공공비축을 추진키로 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회용품 문제는 계속 될 것이다.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쓰레기 수거·선별 단계 공적 관리를 통해 수거 거부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 광교의 한 아파트 내 분리수거장 모습. 오염물질이 가득 묻은 쓰레기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사진=박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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