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물놀이 현장에 마스크 無

박혜빈 기자 승인 2021.07.26 17:04 의견 0
25일 경기도 가평 용소폭포 모습

“수도권 사람들이 지방으로 내려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하소연이 단번에 이해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 수에 비수도권 지역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상향했다.

사실상 ‘도시 셧다운’ 상태에 들어가자 일부 시민들은 여름휴가를 핑계로 지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코로나19 사태와 달리 많은 인원이 모이기 시작하자, 지역 주민들은 “제발 우리 마을에 오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25일 경기도 가평 용소폭포 모습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기에 지역 주민에게 공포감을 안기는지,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25일 오후 경기도 가평 북면에 있는 용소폭포 부근. 주차장 대부분은 ‘만차’ 안내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도로 갓길에는 마스크를 내려놓고 컵라면을 휴가객들이 먹는 가득했다.

용소폭포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있을까.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당당하게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는 휴가객들이 가득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마스크를 내린 채 담배를 피우는 관리자와 휴가객들 때문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기까지 했다.

취사가 가능한 평상 모습은 더 가관이었다. 물놀이를 끝낸 휴가객들 손과 팔목에는 마스크가 없었다. 심지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사람들 사이를 오가기도 했다.

폭포 근처에 설치된 텐트 역시 거리두기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나마 화기 사용이 가능한 평상은 거리두기가 지켜졌지만, 텐트는 발 딛을 틈 하나 없이 곳곳에 설치됐다.

이날 반투명 방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폭포로 놀러온 김유미(26)씨는 “물놀이를 즐기고 싶어서 물놀이용 마스크까지 구입해 놀러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약간 머뭇거려졌다”고 말했다.

박진철(40)씨는 “마스크를 방수가 안 돼서 무소용이다. 그래서 물놀이할 때만 마스크를 벗었다. 물에서 나오면 바로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오히려 떳떳한 모습을 보였다.

가평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영(52)씨는 “전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괜히 집단감염이 발생할까봐 무섭다. 놀러와서 지갑을 여는 건 좋지만 제발 마스크 착용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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