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주류업계에서 나무통을 활용한 숙성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시간이 곧 품질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발효보다 목재의 향과 통기성을 이용한 숙성법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간장과 소주, 식초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며 소비자 선택 기준도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가’에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몽고식품은 최근 시더우드(삼나무)통에서 숙성시킨 양조간장 ‘송표1905 오리지널’과 ‘송표1905 블랙라즈베리’를 출시했다. 기본 간장에서 한 단계 발전한 덧간장 형태로, 1년간 세 단계 발효 과정을 거친다. 오리지널 제품은 단백질 함량 지수(TN) 2.1%로 높은 품질을 구현했으며, 블랙라즈베리 제품은 복분자 발효 숙성공법을 통해 과실 향과 부드러운 감칠맛을 더했다.
주류업계에서도 숙성 경쟁이 이어진다. 선양소주는 오크통 숙성 원액을 블렌딩한 ‘선양오크’를 선보였다. 최장 10년 동안 숙성된 증류식 쌀 소주 원액을 사용해 오크의 향이 배어 있고, 14.9도의 저도주로 깔끔한 맛을 앞세운다. 회사는 뒤이어 보리 원액을 더한 ‘선양오크보리’로 제품 라인을 확장했다.
식초 시장에서도 전통 숙성을 내세운 제품이 눈에 띈다. 올리오올리바는 오크·체리·밤나무 등 다양한 목재통에서 숙성한 이탈리아산 발사믹 식초 ‘폰테베키오’를 국내에 들였다. 해당 제품은 유럽연합의 지리적 표시 보호(IGP) 인증을 받아 품질과 원산지를 보장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단순한 맛 품질을 넘어 제조 과정의 정직함과 세부 기술에 관심을 두면서, 숙성이라는 전통 공정이 차별화 요소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