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의 시선] ‘알 권리’와 ‘사생활’ 사이… 연예인 자녀 딜레마

박혜빈 기자 승인 2020.01.17 13:56 의견 0
사진= 최현석 인스타그램

연예인 부모의 논란과 자녀의 논란은 분명 다르다. 그러나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유명하다는 이유로 여론 재판을 받고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기사화되는 행태에 노출돼 있다.

유명 셰프 최현석이 사문서 위조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최현석 역시 최근 배우 주진모와 같이 갤럭시폰 사용 중 해킹을 당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최현석은 해커로부터 협박을 받고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 동영상, 문자 등이 해외로 유출되자 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최현석은 전 소속사와의 계약 해치를 요청할 때 ‘이미지와 도덕성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이란 내용을 삭제한 위조 계약서를 증거로 내놓았다. 

그러나 최현석은 전 소속사 측에 “나는 사인만 했다. 변호사에게 알아보니 사인만 한 건 벌금 정도 나온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석의 사문서 위조에는 전 소속사 관계자가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최현석은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그의 딸이자 모델 최연수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혹이 제기됐을 뿐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기 이전임에도 2차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최연수는 이를 의식한 듯 SNS를 비공개 전환했다.

연예인 자녀들은 거친 욕설과 인신공격 등 이른바 범죄성 ‘악플’에 쉽게 노출된다. 포털 다음은 연예 기사의 댓글 기능을 폐쇄했고 댓글 문화 자정을 위한 여러 조치가 논의되고 있지만 자녀들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불만과 증오는 극복되고 있지 않다. 

사회 일각에선 이러한 현상을 불러일으킨 건 사실 여부나 뉴스 가치와 무관하게 마구잡이로 퍼 나른 언론의 행태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련 없는 사진과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클릭을 유도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연예인들의 잇따른 죽음으로 인해 온라인상 공인에 대한 보도, 문화, 제도 등에 대한 본질적 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 자녀들 또한 비슷한 호소를 내뱉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대중들이 연예인 자녀들의 사생활을 알고 싶어 하는지 또는 필요로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 또한 “생각보다 많은 연예인들이 무분별한 기사화 때문에 고통을 호소한다”며 “그들의 삶 전반이 너무나 쉽게 대중의 관심 대상으로 이어지는 문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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