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 사재기 격화, 日유학생들 현장 증언

박혜빈 기자 승인 2020.03.26 12:09 의견 0
일본의 한 대형마트 내부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사진=김시형 독자

25일 도쿄의 한 마트 상품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휴지 진열대는 물론 채소, 과자 등 진열대에는 상품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도쿄 올림픽 연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재기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일각에선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불안심리를 느낀 시민들이 물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한국으로 되돌아 온 유학생 김시형(26)씨는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 가족들이 많이 걱정해줬다. 한국도 코로나19 위험이 있지만 그동안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편히 쉬다 갈 생각이다”라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뉴스쿡>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거주하고 있는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사재기가 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화장지 등은 구매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올림픽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마트가 또 한 번 털렸다고 하더라”며 “한국 마트를 가보니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제외하고는 생필품 품귀현상이 없었다. 배달 문화도 한 몫 했겠지만 비슷한 상황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이는 현재 상황에 대해 많이 신기했다”고 답했다. 

일본의 한 대형마트 내부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사진=김시형 독자

또 다른 유학생 이아름(24)씨는 미국도 사재기가 심하다고 전했다. 이씨는 “최근 집 근처 마트를 갔는데 진열대 곳곳이 비어있었다. 다행히 부모님께서 보내준 식료품들이 있어 생활을 이어나가는 데엔 어려움이 없다”며 “지인들도 많이 걱정을 하고 있다. 실제로 길거리에 나가면 동양인이라고 비하하거나 욕설을 날리는 미국인들이 많다.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만 언제 위협을 당할지 몰라서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한국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안전이 더 우선이다”며 “정확한 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해 식료품 걱정 없는 생활을 조금이라도 누리고 싶다”고 했다. 

한편 24일 일본 아베신조 총리와 토마스 바스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도쿄 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데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고, 일본은 이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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