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총알받이" 은행직원들의 하소연

박준우 기자 승인 2020.12.21 16:45 의견 0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연일 1000명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은행직원들의 하소연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고객과 은행직원의 감염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아크릴판을 설치했지만 은행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장인 익명 어플 ‘블라인드’에는 대면 업무를 하는 직원드르이 불만이 수시로 올라온다.

한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블라인드’에 ‘영업점 필수인력을 총알받이 만들지 마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카페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 은행이다. 그러나 아무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 않다”며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지만 보안 때문에 환기도 시킬 수 없다. 영업점 환경은 위험 그자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반 교대근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오후 1시 기준으로 오전/오후 조 교대 운영을 통해 방역을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 교대근무가 불가능하면 영업시간을 더 단축시켜 한다”며 “이마저도 불가능하면 물, 식사, 양치질 등은 집에서만 하도록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직장인 익명 어플 ‘블라인드’ 게시판 캡처

또 다른 직원 B씨는 “수도권에 위치한 은행은 그나마 다행이다. 시골 지점은 내방 고객이 다 조합원인데, 심기에 거슬리는 말만 하면 갑질에 가까운 폭언을 내뱉는다”며 “침 묻혀서 돈을 세는 고객들을 봐도 아무 말을 할 수 없다. 손소독제로 손을 열심히 소독하는 방법만 있을 뿐이다”고 토로했다.

재택근무로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늘었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영업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C씨는 “재택근무가 시작된 뒤로 지점에 손님이 두 배 이상 늘은 듯하다. 은행 어플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임에도 은행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며 “소독도 없이 무작정 핸드폰을 들이미는 고객들도 있다. 아크릴판 하나에 의지하며 정신적 고통과 노동을 겪어야 하는지 회의감마저 든다”고 호소했다.

증권사 상황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증권사 직원 C씨는 “증권사는 오히려 코로나 전보다 코로나 후가 훨씬 더 바글바글하다. 근무 시간에 다른 일을 하라고 준 재택근무가 아닐 텐데,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공모주 청약하러오는 직장인들이 상당하다. 오히려 재택근무가 감염 위험성을 더 키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뉴스쿡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