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성기
공군이 FA-50을 만들 적만 해도 이 기체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었다. 기체가 작은데다 원형이 고등훈련기로 제작된 기체라서 그 확장성에 의심이 컸던 이유다.
그래서 우리군은 노후화된 F-4팬톰과 F-5 프리덤파이터의 퇴역을 앞두고 대체기로서 전력공백을 메우는 정도로 생각을 했던 것이다.
막상 사용해 보니 꽤 쓸 만한 성능을 보이더란 것이다. 기동성능이 뛰어나고 정비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가용성도 뛰어났던 것이다.
다만, 이 기체를 개발할 당시 기술을 전수해 준 미국의 록히드 마틴에서 지금도 세계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는 자신들의 F-16 보다 우수한 성능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성능이 제한돼 있었다.
F-16이 4.5세대급 끝판왕인 F-16V형이 개발되고 공군도 기존의 KF-16을 미국으로 보내 F-16V형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FA-50에 대한 이런 제한이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이 세계시장에 팔려 나가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체는 미국의 기체들이라기보다는 중국이나 이탈리아산이 되고 있다. 즉, 돈은 없지만 최신예기를 가지고 싶어 하는 중진국에서 우리 FA-50을 찾고 있거나, 미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판매하기 껄끄러운 나라들에서 우리 FA-50과 중국산 전투기가 맞붙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산이 팔리는 것 보다는 미국전투기의 혈통을 가진 동맹국인 우리나라의 FA-50이 팔리는 게 좋을 것이다.
미국이 걸어 놓은 제한 때문에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체 자체는 중국산 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통합무장이 빈약해 걸림돌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주력기인 F-15K나, F-16, KF-16(국내생산형)만 가지고도 북한을 압도하고 남는데다 지금의 FA-50 만으로도 미그-29만 벅찰 뿐 모든 북한의 전투기를 상대하고 남기 때문에 굳이 FA-50을 업그레이드 할 생각이 없었다. 수출시장에서 꽤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한된 무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우리가 사용해 보면서 그 가능성을 새로이 인식하게 되어 업그레이드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어떻게 업그레이드 할 것이지 개념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이에 그동안 나오던 이야기를 종합해 향후 업그레이드 방향을 점쳐 본다.
현재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업그레이드는 크게 다섯가지다.
1. 국산 AESA 레이더의 통합 2. 기존 F404 엔진을 신형 F414 엔진으로 교체 3. BVR(가시거리 밖) 무장 추가 4.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 장착(정밀 폭격 가능해짐) 5. 연료탱크 확장 또는 공급급유 장치 추가.
F-50의 원형인 고등훈련기 T-50 자체가 미국의 F-22나 F-35등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서 비록 경전투기지만 디지털항법 장치 등 모든 장비들에 최신 기술이 적용된 기체다. 때문에 태생부터 아주 훌륭한 기체이긴 해도 앞서 말한 제한들 때문에 무장이 빈약했다. 위에 열거한 사항들만 추가하면 그 어떤 전투기 못지않은 성능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일단 해외 시장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BVR 교전 능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레이더는 이스라엘제 ELM-2032 기계식 레이더를 쓴다. 비록 기계식이지만 이 레이더도 꽤 쓸만한 레이더다. 탐지거리가 100Km에 이르기 때문에 레이더가 없거나 탐지거리가 60~80Km 수준에 머무르는 북한의 전투기들 보다 앞선다. 다만, 대공미사일이 사거리가 20Km에 불과한 미국의 AIM-9 사이드와인더뿐이기 때문에 적기를 미리 먼 거리에서 발견을 해도 격추시킬 방법이 없다. BVR 전투능력이 없는 북한을 상대로 한다면 모를까, 중국의 전투기들과는 맞닥뜨리기 전에 공격을 당하게 된다. 중국의 주력기인 J-10(우리 F-16급)의 레이더도 이스라엘제 ELM-2032다. 탐지능력은 같지만 미사일 때문에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거시기 한 일인가.
그래서 ELM-2032 레이더에 미국제 AIM-120(사거리 100Km~180Km 이상, 버전마다 다름) 암람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하려고 했다. 이게 안될 경우 사거리 60Km인 스패로우나 영국 MBDA사의 아스람을 통합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개발한 해궁 함대공 미사일을 공대공 버전으로 개량하고 사거리를 늘려서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해궁을 개발한 LIG 넥스원(구엘지정밀)에서 이미 표적탐색기 등 미국제를 능가하는 핵심 기술을 다 개발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약간의 개량만 하면 되는 수준인 것으로 국산 개발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어쨌든 당장 국산 미사일이 개발되기 전 까지는 외제를 쓸 수밖에 없는데, 가장 이상적인 미사일이 미국의 암람이지만 미국이 통합을 허용할지가 관건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항목이 내부연료탱크(컨포멀타입)라 할 것이다. FA-50의 덩치가 작은데다, 원래 훈련기로 만들다 보니 작은 기체에 전후방 조종석 타입으로 만들어 내부 공간이 적다.
그러다 보니 연료적재량이 적어 작전행동 반경이 좁다는 게 또 단점으로 지적된다. 보통 전투기라면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FA-50은 2시간에 불과하고 작전반경도 F-16의 절반 수준인 440Km에 불과하다. 북한처럼 우리와 짧은 거리에서 대부분의 병력이 맞붙을 경우라면 이 정도 꽤 유용하겠으나 우리보다 땅덩이가 넓은 나라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후방조종석을 없애고 거기에 연료탱크를 추가하거나 공중급유 프롭을 설치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작전반경이 2배정도 확장될 수 있다.
원래 우리는 미국 항모탑재기인 최신예 슈퍼호넷에 사용되는 F414 엔진을 달고 싶어 했으나 록히드 마틴의 반대로 이전 버전의 호넷이 사용하는 구형 F404 엔진을 달게 됐다.
F404 엔진을 개량해서 구조는 더 간단해지면서도 유체역학적 설계 개선과 단결정 팬블레이드 적용으로 내구성이 더 향상됐으면서도 추진력이 약 30% 강해진 F414 엔진을 우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라이센스 생산할 수 있다. 아마 핵심 부품인 단결정 팬블레이드도 우리 국산이 들어갈 것이다.
이미 이 부품을 우리가 자체 개발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엔진은 우리 KFX에 쌍발로 들어간다.
때문에 이 엔진으로 교체를 하면 FA-50의 기동성능과 무장탑재량도 그만큼 향상되게 되고 국내생산을 하기 때문에 경제성, 정비성과 함께 운용성이 크게 향상된다.
현재 적용된 레이더인 이스라엘제 ELM-2032 기계식 레이더도 꽤 쓸 만한 레이더라서 뭐 하러 비싼 AESA 레이더로 바꿔 다느냐는 말도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그때는 국산 AESA 레이더가 없었을 때 이야기다. 그리고 소형기체에 달만 한 소형의 AESA 레이더가 유럽의 빅센 등 아주 선택의 폭이 좁았던 때다.
이제 더 뛰어난 국산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다시 AESA레이더로의 교체가 유력시 되는 것 같다. 기술만 개발하면 뭘 하겠는가. 당장 가능한 우리 기체에 적용해도 별 볼일 없던 우리 경전투기가 주변국의 주력 정규전투기를 앞설 만큼의 전투기로 돌변하는 핵심기술인데 말이다.
기체가 작기 때문에 RCS(레이더 탐지면적)이 적어 적의 전투기가 FA-50을 발견하는 것보다 AESA 레이더를 장착한 우리 FA-50이 적기를 먼저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가 개발한 스텔스 메타 시트를 코팅만 한다면? 어쩌면 KFX가 아니라 우리 FA-50이 중국의 J-20을 상대하여 이길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수입하려는 또는 개발하려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들이 이스라엘제 ELM-2032 레이더 탐지 거리를 벗어나는 사정거리를 가진다. 아무리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가지면 뭘 하나. 그 거리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레이더가 있어야 유용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AESA 레이더의 장착은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가성비 끝판왕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세계적 명품 전투기로 재탄생 할 수도 있다.
이밖에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를 장착해 주야간 표적의 획득 및 정밀조준이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여진다. 스나이퍼는 업그레이드 계획 초반부터 나오던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각종 정밀 유도무기들을 이용해 표적의 족집게 타격이 가능하다.
우리가 독일로 부터 대량 수입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타우러스 미사일을 기술을 이전 받아 국산화를 하고 있다.
타우러스는 사거리 500Km의 스텔스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여기에 벙커버스터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두꺼운 강화콘크리트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지하시설을 파괴한다. 이 미사일을 도입할 때 김정은이 직접 대남비방을 하면서 난리를 피웠을 정도로 위협적인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현재 F-15K등 대형의 기체에만 달 수 있을 정도로 무겁고 크다. 독일이 이 미사일을 우리에게 대량 판매를 하면서 기술이전도 약속을 하여 현재 우리 LIG 넥스원에서 국산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아마 지금은 거의 완성단계 또는 시험단계에 있지 않을까 싶다. 국산은 원형 보다 무게가 300Kg 정도 가볍고 크기도 줄었다. 때문에 사거리는 500Km에서 400Km로 줄었지만 지하관통력은 원형의 90% 수준이라 한다.
대신 이 한국형은 우리 FA-50에도 장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FA-50만으로도 북한 영공을 침범하지 않고 대전 상공에서 안전하게 쏴서 평양을 족집게 타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스텔스화된 미사일로 말이다.
계획대로만 업그레이드되면 우리 로우급인 FA-50 만으로도 북한의 모든 전투기를 압도하고, 중국의 주력전투기들과도 맞짱을 뜰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수출시장에서의 아킬레스건이 치료되어 수출 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야 앞으로 개발될 KFX가 있어서 그 보조전력으로 중요성도 있지만 수출시장 개척이란 측면이 훨씬 중요한 관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