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꾀를 써도 죽을 꾀만 써서야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9.01 10:25 의견 0
사진=미래통합당 로고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바꾼다. 현재 ‘국민의힘당’이 유력해보인다. 그런데 이를 두고 꾀를 써도 죽을 꾀만 쓴다는 말이 나온다. 또 당명 안에 일본색이 강화하는 꼴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이 뭔가? 이는 ‘황국신민’을 줄인 말이다. 일본 천황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 일제 냄새가 난다고 국민학교도 90년 대에 초등학교로 바꾸었다.

아직 어떤 은행명도 있고, 국민 그러면 백성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국민의힘당’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정치패가 왜색을 강화하거나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말 같아 불편하기 그지 없다.

헌법학자 유진오씨는 제헌헌법이 처음엔 ‘대한민국의 주권은 인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발한다’로 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북조선이 ‘인민’이라는 말을 먼저 써버려 하는 수 없이 ‘국민’으로 쓰다 못내 아쉽다고 설파한 바 있다.

미국 링컨 대통령이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중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으로 번역됐지만, 어느새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으로 바뀌기도 했다.

이랬든 저랬든 인민을 영어로 하자면 ‘people’이고 국민은 일제의 ‘황국신민(천황 나라의 신하와 백성)’을 줄인 말이다. 더불어 인민은 자유로운 사람이고 국민은 나라를 구성하는 분자일 뿐이다. 그래서 국민학교도 진즉에 초등학교로 바뀌었는데, 다시 ‘국민’을 강조하는 시대가 됐다.

유진오는 친일파로 분류되었는데도 국민이라는 말을 내키지 않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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