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쿡] 남의 가정사 함부로 판단하는 대중들

박혜빈 기자 승인 2020.09.22 11:45 의견 0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엄연한 사적 영역이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팬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거나 드라마, 영화 등의 작품을 홍보하거나 해명과 공식입장을 올리는 식이다. 하지만 이 공간 속의 게시물이 무분별하게 실시간으로 ‘기사화’ 된다면 사적 영역이 맞는 것일까.

개그우먼 정주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음식 사진으로 이틀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남편이 정주리를 하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는 지적과 이를 SNS에 공개해 개그소재로 삼았다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누리꾼들의 반응을 앞세운 기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곳곳엔 ‘정주리’ 이름이 메인에 걸렸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SNS는 단골 기사 소스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부 연예인들은 SNS 기사가 잘 나오는 시간대를 파악해 일부러 사진을 올린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사진을 올려도 예전처럼 기사를 써주지 않는다”고 오히려 아쉬운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기사화하는 환경을 활용해 대중 관심을 유발하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기사화를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달며 기사로 쓰지 말라고 당부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정주리는 이런 문구를 달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말 한마디가 지금도 기사화 되고 있으며 누리꾼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정주리도 그만의 가정사가 있을 터인데 피자·치킨 사진과 대게 사진으로 갑론을박을 펼치는 건 과도한 간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 생활고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처럼 남의 가정사를 함부로 판단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논란의 여지가 있고 한 게시물이 올라왔을 경우 다른 반론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전에 SNS발 비판이 쏟아진다. 해명을 하면 그에 따른 비난이 불어나고 결국 불필요한 논란이 가중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SNS 기사가 만든 폐해도 있다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앞뒤 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비난을 가하는 대중들 또한 있지도 않은 논란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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