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의 시선] 타 가수들도 위험했던 'SBS 가요대전'

레드벨벳 웬디, 리허설 중 무대 떨어져 부상… SBS 무성의 사과

박혜빈 기자 승인 2019.12.26 16:09 의견 0
 

“웬디 만의 사고가 아니다. 그날 출연했던 가수들 모두에게 불의의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었다.” 현장에 있던 증언자들의 목소리다.  

결국은 ‘빛 좋은 개살구’다. 노동법이 대폭 개정되며 큰 변화를 거친다고 했지만 가수들은 여전히 방송사로부터 부당대우를 받고 있다. 심지어 방송사의 안전불감증과 결여된 안전 의식으로 활동에 빨간 불이 켜졌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사과 미루기’만 하고 있다.

지난 25일 ‘SBS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레드벨벳 웬디가 부상을 당했다. 그는 디즈니 OST를 선보이는 스페셜 무대의 리허설 도중 무대 아래로 추락해 얼굴을 다치고 오른쪽 손목과 골반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날 방송에는 웬디 없는 디즈니 OST 무대와 사전 녹화한 레드벨벳의 ‘싸이코’ 무대만 공개됐다.

SBS는 “사전 리허설 도중 웬디가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레드벨벳이 생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돼 팬 여러분 및 시청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향후 SBS는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자인 웬디에 대한 사과가 빠졌다. 현장에 있던 팬들의 증언 또한 방송사의 입장과 달랐다. 리허설 무대를 관람한 다수의 팬들은 “웬디 이전에 다른 가수들 또한 무대를 준비하며 불안전한 무대 장치를 지적했다”며 “무대를 보고 있는 사람들조차 위험함을 감지했는데 방송사 측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진행했다. 누구 하나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SBS는 짤막한 입장문만 내놓고 외주 제작사에 책임을 돌린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곳곳에선 출연자 안전을 무시한 채 ‘방송사 자랑’만 하려다가 발생한 사고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진 측이 안전에 얼마나 무신경했는지 여러 증언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 가수가 큰 부상을 입어 안일한 진행 과정과 사전 점검 과정이 들통 났다. 

무대 ‘최초’ 공개라는 타이틀만을 앞세우며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문만을 반복하는 SBS다. 초대한 가수들을 상대로 펼치는 갑질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스태프들의 기본 태도에 대한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에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비난 속 지금 SBS에겐 필요한 건 아티스트와 대중들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표명하는 진실한 태도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26일 “현재 웬디는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추가 정밀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아티스트 건강이 최우선인 만큼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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