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무단 투기된 마스크. 강 훈 기자
담배꽁초나 플라스틱컵보다 유독 더 눈에 띄는 쓰레기가 있다. 바로 마스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쓰고 버린 마스크들이 길바닥에 나뒹구는 일이 다반사다. <뉴스쿡>은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으로 도로가와 길거리를 바이러스로 오염시키는 현실을 포착해 담아보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는 3일간 확진자 30명이 넘으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경각심이 전보다 느슨해졌고, 마스크는 길거리로 내쳐졌다.
지난 20일 건대입구부터 성수동 카페거리 일대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스크를 썼지만 입만 겨우 가리고, 턱받이 마냥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려 쓴 사람들도 있었다. 음료를 마시기 위해 팔목에 마스크를 걸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다.
특히 음료에 젖은 마스크를 그대로 길에 버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이날 카페 10곳을 돌아다닌 결과, 주변에는 수십 개의 마스크가 길거리에 무단 투기됐다. 일회용컵과 섞여 쓰레기통 밖으로 빠져나온 마스크도 있었다.
길거리에 무단 투기된 마스크. 강 훈 기자
카페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정은희(39)씨는 “오늘 아침 쓰고 나온 마스크가 땀에 젖었다. 버리기 위해 쓰레기통을 찾았지만 10분째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통은 아니지만 여러 쓰레기가 모여 있어서 그 위에 올려놓았다. 양심에 찔리긴 하지만 새 마스크를 착용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아르바이트생 박훈(30)씨는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카페 주변으로 버려진 마스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카페를 오고가면서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 매장 내에서도 컵과 함께 마스크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손 소독을 하는 등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마구잡이로 버려진 마스크로 인해 감염될까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사용한 마스크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마스크를 그냥 버리면 다른 사람이 감염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다 사용한 마스크는 반드시 접은 후에 끈으로 묶어서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당부한 사실이다. 마스크를 버린 후에는 손을 손 소독제나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어야 한다.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지만 버리는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