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기의 軍] 항공기용 제트엔진 개발할 능력 있다

마성기 객원기자 승인 2020.07.21 09:25 의견 0

최근 UAE가 우리 K-9 자주포를 최종적으로 도입기종으로 확정했지만 K-9의 심장인 파워팩을 제공하고 있는 독일이 제동을 걸어 왔다는 소식을 전한바 있다.

우리가 세계 무기시장에서 그동안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핵심부품의 외산 의존에 의한 이러한 우려스런 사태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K-9과 함께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K21-105 경전차를 인도에서 도입하려 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명품 무기류의 엔진 국산화 가능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내가 보기에는 K-2 전차의 파워팩을 완전 국산으로 장착하겠다는 것으로 볼 때 독일 등 핵심 부품의 도입선으로 부터 우리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세계 무기시장의 슈퍼을들의 장난질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올해 시제기 완성이 예정되어 있는 최초의 국내 개발되는 전투기 KFX의 수출에 가장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제트엔진(터보팬) 기술의 자립도에 대해 알아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투기나 민수용 항공기, 헬리콥터 등의 엔진을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삼성의 항공부문 기업이었던 삼성테크윈을 (주)한화가 인수를 하고 여기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분사를 해 항공기 엔진만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당장이라도 고성능의 전투기 엔진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만, 이 회사는 전세계 군수용, 민수용 항공기 엔진을 과점하고 있는 미국의 GE, P&W,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항공기 엔진의 개발부터 생산, 사후 서비스에 이르는 국제공동개발프로그램(RSP) 계약을 맺고, 엔진 부품 및 모듈 등의 공동개발 및 생산 공급을 맡고 있다. 그 계약금액도 엄청나다.

또한 부품의 공급뿐만이 아니라 라이센스 생산과 창정비도 맡고 있는데, 이는 이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 이탈리아와 일본 등 이 분야 선두그룹을 다투는 쟁쟁한 나라들의 기업들과 경쟁하여 얻어낸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F-5 제공호의 엔진부터, KF-16등의 전투기 엔진 생산 및 창정비도 맡고 있으며 수리온 등, 국산 헬기의 엔진도 생산하고 있다. KFX의 엔진도 이 회사가 만든다. KFX의 엔진은 미국 F-18 수퍼호넷 항모탑재 전투기의 엔진을 더 개량한 것으로서 미국 GE사 제품이다. GE는 한화와 RSP를 맺고 있는 주요한 고객사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당장 국산화 기술력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KFX만을 위해 국산엔진을 개발할 경우, 그 개발비와 생산설비 등에 투자한 돈을 회수할 방법이 없고, 현재로서는 KFX의 완전한 성공을 장담하기에 이른 시점인데다 자칫 엔진의 국산화를 시도하면 지금 막대한 매출을 보증하고 있는 주요 고객사들을 경쟁자로 돌려 버리고 일감도 잃는 우를 범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고려사항 때문에 국산화를 안 할 뿐이라 한다.

아마도 KFX가 성공으로 판정되면 이후 교체용과 후속기종에 적용될 엔진을 위해 국산 개발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직경 1미터의 거효율 압축 팬블레이드를 개발했는데, 이는 전투기급 엔진에 적용되는 것이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이 제트엔진에서 가장 중요한 고열부품의 단결정 특수합금 기술을 개발, 팬블레이드를 생산해 미국의 주요 엔진회사에 납품하고 있기도 하다. 즉, 제트엔진의 성능을 좌우할 핵심부품의 국산화는 이미 다 이뤘다는 것이다. 남은 과제는 고유모델의 설계 및 제조시설의 확충 등인데, 위에 설명한 이유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나서고 있지 않을 뿐이라 한다.

향후, 정치 외교적 문제나 기업들의 이해관계로 우리에게 엔진 공급을 안 한다는 사태가 벌어질 때를 대비하고, 메이저 제작사들의 기술 발전 추이를 따라 우리도 지속적인 기술개발은 이어갈 것이라 한다. 경제성 문제보다 안보적 문제가 더 우위에 서고 국가가 결단만 내리면 언제든 국산화는 가능하다고 한다.

든든한 마음이다.

1975년부터 출발했던 오랜 관록이 있으니 그런 내공이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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