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 칼럼] 홍수와 4대강

마성기 외부 필자 승인 2020.08.02 12:20 의견 0
사진=마성기

홍수가 났는데 갑자기 4대강으로 홍수가 옮겨붙었다. 보통 산불을 얘기할 때 옮겨 붙었다고 하는데, 홍수가 옮겨붙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말이 안 된다는 반어적 표현이다.

홍수가 났는데 4대강 사업 덕에 피해를 막았다는 말이 나온다.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4대강 본류가 넘친 적은 거의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지천의 범람이나 역류, 산사태 등에 의한 피해였다.

어지간해서는 홍수피해가 없는 용인지역의 경우 피해 상황만 보아도 지천이나 배수구 정비 불량 또는 관리 소홀로 인한 치수 불능에 의한 인재(人災)였다.

결국은 4대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많은 지천들을 정비해야 한다.

지천이 막혀 범람하는데 4대강까지 갈 빗물이 있을까?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강남에 하수구가 범람한 것도 4대강 탓을 할 것인가 말이다. 상류지역이 물난리는 수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생긴 것들이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소하천 주변이거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토사와 급류가 흘러 들어와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 내가 일일이 돌아보았지만 일부 부실한 곳이 지류가 합쳐지는 곳이었고 제방 아래 지천의 제방이 낮아 수위가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역류로 인한 침수가 예상되는 곳이 많았다. 실제 일부 배수로 부근은 역류현상이 있었다.

이왕 돈 들인 것이니 다 원점으로 돌릴 수는 없겠으나 보는 철거하는 게 맞다. 4대강 사업의 일부 부분적 효과도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홍수예방과는 무관하다.

지류나 지천 등의 효과적 정비, 관리가 우선해 보인다.

한편 홍수피해를 겪으며 느끼는 또 하나의 유감은 정치적으로 가치를 공유한다며 동지라고 했던 사람들, 약자를 대변한다며 진영을 같이 한 사람들, 무슨 이슈가 발생하면 벌떼처럼 일어나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에 대한 실망이 있다.

홍수에 그들은 조용하다. 우리가 말하는 상대진영 사람들은 전화가 빗발치며 안부를 묻고 일부는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나왔다고 연락을 취해 왔지만 정작 우리 편은 잠잠하다. 현장에서 얼굴을 본 사람도 없다.

그들이 말하는 "우리"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안타깝고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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