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류호정 원피스 뭣이 중허냐?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8.07 08:00 의견 0
류호정 정의당 의원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복장에 대해 연일 비판과 조롱, 한편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연 응원받을 만큼 혹은 비판 받을 만큼 류 의원의 복장이 잘못됐는가.

류 의원은 아직 파릇파릇한 새내기 중에 새내기다. 서른도 되지 않은 청년 비례대표다.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조롱하고 "어린 나이에 뭘 알겠냐"는 식의 야유가 쏟아진다. 시쳇말로 꼰대 근성의 어른들이 얘기다.

전국이 물바다에 강원도는 북한의 무신호 수문 개방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명피해도 역대급이다.

비례의원 원피스에 정신이 팔려 비난하고 조롱하는 시간에 많은 국민들은 홍수와 씨름하며 어렵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천막에서 재난방송을 지켜보면서 서로를 의지하며 어떻게 해서든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상황이 이런데도 원피스에 눈이 팔려 있는 국회의원들을 보고 있자니, 실소가 나온다. 또한 뻔히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 굳이 홍수 터진날에 류 의원은 이런 분란을 만들어야 했나 되묻고 싶다.

여성의 인권을 위한 싸움도 좋지만, 당장 국민들이 홍수로 시름하고 있다. 류 의원 말대로라면 당장 작업복차림으로 수해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해야 맞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이니 엄숙해야 하고 그에 맞는 복장도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입법을 위해 굳이 복장이 무슨 상관인가 국민을 위한 입법을 위해 열심히 하면 되지라는 논리도 서로 물고 뜯기 바쁘다.

국민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입법 권력자들은 별 시덥잖은 일로 정쟁화시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

효율성 합리성을 따져 그 중간 정도에서 타협하면 될 일이다. 국회가 언제까지 준엄했냐. 싸움판에 난장판이었지. 거기다 대고 엄숙을 찾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국민에 대한 모독은 바로 이런 것이다. 세금으로 일하면 선거 때 매번 부르짖는 말처럼 국민들의 노비가 돼서 더 열심히 좀 해라. 표심에 구걸만 하지 말고.

류 의원에게는 몇가지 당부하고 싶다. IT노동자, 대리게임, 어린나이, 비례대표 등은 류 의원의 주홍글씨다. 이제는 원피스까지 하나 추가하게 됐다.

젊은 혈기와 패기는 좋다. 그런데 지금 시국이 너무 엄중하다. 누울 때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 국민들이 홍수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돕지는 못할 망정 망가뜨려야 되겠는가. 어정쩡한 논란을 굳이 지금 이 시기에 부추길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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