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선제적 3단계 가야하는 이유

봉기자의 호시탐탐

조규봉 기자 승인 2020.12.17 17:43 의견 0
사진=뉴스쿡DB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조차 현 상황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첫단추부터 잘못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부는 빼고 일부는 더하여 개편된 3단계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3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한다고 코로나19가 잠잠해 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한동안 1000명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며 사람들 사이에 경각심이 무르익으면, 굳이 강제로 3단계를 발효하지 않더라도 재생산지수를 1 미만으로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경우 확진자 수 감소 추이는 굉장히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2단계와 2.5단계 때도 폐쇄가 강제되는 업장이 있다.

노래방, 헬스장, 학원, 그리고 사실상 폐쇄나 마찬가지인 카페, 주점 등등. 설령 재생산지수를 1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확진자 수 감소가 느리면, 이들 폐쇄 업종은 고통의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게 된다.

거시적인 차원을 봐야 한다는 것도 이해한다.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대가로 그들의 일상을 파괴해버리는 것이 정말 정의로운 일이라 할 수 있을까.

핀셋 방역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미지수다. 많은 연구는 특정 업종만을 틀어막는 핀셋 방역보다는 전 업종에 통틀어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말한다. 카페는 걸어잠그는데 옆에 고깃집에선 열 대여섯 명이 회식을 벌이고 있어서야 방역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카페에서나 식당에서나 1인 1테이블, 대각선으로 거리 두고 앉기를 강제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지금의 거리두기 지침은, 예를 들어 특정 클러스터에서 감염이 폭발했고, 그래서 단계를 격상하면 2주 안에 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을 전제로 짜여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효과가 단기간 안에 나타난다면, 특정 업종에 단기간 부담을 몰빵하는 식이더라도 그나마 버틸 수가 있다. (물론 그렇더라도 몰빵은 잘못이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가 않다. 만성적인 지역 감염 상황이라 단계 격상의 효과가 그리 드라마틱하게 나타나기 어렵다.

중대본은 이 중에 뭔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 격상. 그냥 3단계로 올려서 확진자 증가를 한 번 꺾고, 최대한 빨리 확진자 수를 감소 추이로 돌리는 것이다. 확진자 수가 충분히 줄어들기까지는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는 굉장히 큰 고통을 수반할 것이다.

두 번째, 거리두기 지침 조정. 핀셋 방역으로 특정 업종에 부하를 몰빵하는 지금 같은 방식이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도록 거리두기 지침이 더 세련되게 마련되어야 한다.

세 번째, 현금 살포. 폐쇄 업장을 비롯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입는 여러 업종, 자영업자는 물론 프리랜서, 특고, 그리고 가능하다면 중소기업까지 그냥 돈을 미친 것처럼 뿌려야 한다. 3단계를 가든, 핀셋 방역을 하든, 어쨌든 피해를 온 몸으로 받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현금성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 가지 중 한 가지는 최소한 무조건 해야 하고, 사실 세 가지를 다 해도 좋다.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겨울철 대유행은 사실 꺾기가 어렵다.

아프기도 전에 항암제를 놓는 게 아니라, 이미 아프고 있으니 위 3가지 등의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만약 하지 않으면, 그들한테만 그냥 계속 죽어라 하며 그 고통의 기간만 계속 늘리는 셈이 된다. 아울러 병실 확보도 확보지만, 검사 수 늘리고 선별진료소 늘리면 의료진도 함께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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