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텀벡스도 문제… ‘지인 능욕’ 방 재조명

이도관 기자 승인 2020.03.25 15:55 의견 0
텀블러 게시물 신고 사이트 화면. 사진=제보자 제공

성 착취 영상물을 찍고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특정 인물들이 검거되고 검찰에 송치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불법 영상물과 사진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익명의 한 제보자는 지인이 텀블러와 텀벡스라는 사이트에서 성범죄 피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 A씨는 “친구를 포함해 많은 여성분들이 텀블러와 텀벡스에서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지인 능욕’ 방이 문제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A씨에 따르면 ‘지인 능욕’ 방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 공개한 사진을 다른 나체 사진과 합성해 성적 수치심을 들게 하는 시스템이다. 성적인 부분을 벗어나 이름, 신체사이즈 거주지까지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A씨와 피해자들의 지인들은 지인 능욕을 사건을 알리고 신고를 해달라며 관련 링크를 올리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사이트를 접속하자 ‘page not found’라는 알림 메시지가 떴다. 

A씨는 “n번방과 겨룰 수 없는 디지털 성범죄다. 현재 n번방과 박사방에 시선이 쏠리면서 지인능욕 사건도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피해자에게 범인을 잡지 못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지금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트라우마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은 몰래카메라나 ‘지인 능욕’ 방으로 영문도 모른 채 범행 대상이 되고 있다. 안전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말이 과연 크나큰 욕심인가”라며 “n번방을 통해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지게 됐다. 지인 능욕 가해자 역시 면밀히 조사해주고 엄벌에 처해주길 촉구한다”고 전했다.

사이트를 클릭하자 page not found라는 에러 메시지가 뜬다.

익명을 요구한 B씨 또한 ‘지인 능욕’ 방 사건을 알리는 데 동참했다. B씨는 “해당 사건에 대한 소식을 접한 후 동창이 ‘지인 능욕’ 방에 올라왔다는 글을 봤다”며 “너무 놀라서 SNS에 관련 신고글을 공유했더니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 n번방에 가려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지만 이 또한 똑같은 성범죄 사건이다. 지인 능욕방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 피해를 입은 C씨는 아직도 손발이 떨린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C씨는 “며칠 전 ‘지인 능욕’ 방에서 내 사진을 발견했다. 설마 했던 불안감을 현실로 마주하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신고를 하고 있지만 끝도 업이 쏟아지고 있다. 한 아이에 54개의 게시물을 신고했는데 500개가 남았다. 잘못된 남성들로 인해 무고한 여성들이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억울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지인 능욕’ 방이지만 현재 성범죄로 처벌하는 건 불가능하다. 음란물 유포죄나 명예훼손죄 등을 적용할 수 있지만 무혐의나 벌금형에 그칠 뿐이다. 긴 시간동안 싸움을 지속해야 하는 피해자들만 죽어나가는 실정이다. 국회에서는 지인 능욕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된 상황이다. ‘지인 능욕’ 방 피해자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말을 남겼다. “왜 두려움에 휩싸여 살아야합니까. 우리도 아무 걱정 없이 세상을 살아아고 싶습니다. 부디 해당 사이트와 가해자들에게 엄벌이 내려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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