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재미 잡다가 의도 놓친 금연광고

보건복지부, 역설적 온라인 금연광고 공개… 젊은 층 겨냥

박규리 기자 승인 2019.08.19 18:04 의견 0
보건보지부 온라인 금연광고. 보건복지부 제공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금연캠페인이 나왔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리를 역이용했다.

보건복지부는 온라인 금연광고 ‘인생을 낭비합시다’ 편을 공개했다. 흡연으로 누래진 치아를 하얗게 되돌리고 담배 때문에 늘어진 피부를 탱탱하게 가꾸는 모습을 담았다. 담배 냄새를 덮기 위해 향수를 뿌리는 모습을 통해 젊은 층에게 흡연으로 인생을 낭비하고자 권유하기도 한다.

결국 ‘흡연은 인생을 낭비하는 행위’이고 ‘담배로 인생을 낭비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라고 금연을 유도하며 마무리한다.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린 모습을 담은 기존 광고와도 차별화됐다. 젊은 층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다채롭고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은 젊어지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젊은 층이 금연에 관심을 갖고 주목할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했다”며 “젊은 층이 금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복지부의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흡연자의 마음을 돌려세우기는커녕 흡연 의지를 더 부추겼다. 의도는 알겠으나 강력한 동기부여 없이 재미만 추구한 내용이 주 원인이었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4500원짜리 담배를 피우는 순간보다 미백과 피부관리, 향수 소비가 더 낭비라고 말했다. 이들은 흡연구역 개선 내용을 담은 광고가 더 효과적일 거라고 입을 모았다. 금연구역 지정에 앞서 명확한 흡연구역 지정과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복지부는 ‘흡연은 스스로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임을 꾸준히 인지시켰다. 흡연자들 역시 이를 알면서도 금연에 실패한다. 금연의 나쁨에 초점을 맞춰 금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은 더 이상 큰 효력이 없다. 이미 흡연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금연을 권유하기 보다는 미래에 흡연할 가능성이 있는 1020세대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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