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색이 체육인들이 이렇게 비겁해서야

편집국에서 승인 2020.07.30 13:05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체육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료계와 함께 그만큼 괴롭힘을 당할 대로 당해 피해자가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만들기 때문이다.

성적 수치심은 물론 폭언 폭행은 기본인 게 체육계 안 분위기인데, 체육계 특성상 감독과 선수 사이에 이력적 관계가 존재한다.

선수들은 감독에 철저히 조정당하고, 감독의 말을 곧 법처럼 여긴다.

현주엽 선수는 한 때 서장훈 선수와 상벽을 이룬 농구선수다. 지금은 감독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TV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프로 먹방을 선보이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번 먹으면 그 양이 엄청나 걸리버라는 예명도 얻었다.

예능에선 현주엽 감독의 먹방 만을 조명하진 않는다. 그가 선수들을 어떻게 대하고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방송에서 현감독은 무심한 듯 보여도 선수들에게 대한 애정은 그 누구보다 크다. 방송이라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며 다소 연출로 보일 수 있으나, 선수들이 직접 아닌 건 아니라고 증명했기에 방송에서의 모습이 연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현감독은 때론 선수들을 한계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선수들은 이런 현감독이 무섭기도 하고 얄밉지만,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는지 잘 알기에 버텨낸다. 김시재 선수가 대표적이었다.

체육계의 분위기를 단적인 예로 들었는데, 적절했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현감독이나 선수들이 기분 나쁘지 않길 바란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최 선수의 가해자로 꼽힌 김 전 감독과 장윤정에 대한 재심에서 이들의 징계를 유지했다.

아직 경찰의 조사가 남아있다며 재심 신청 사유를 서면으로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트라이애슬론 고(故)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가해자 김도환도 징계가 유지됐는데,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고인의 납골당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도 말이 많다. 경감을 받기 위한 쇼라는 비판과 비난이 동시에 일었다.

체육계에 고질병에 비겁하기까지한 지도자들이다. 명색이 체육인들이라는 게 저렇게 비겁해서야 되겠는가.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이 다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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