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튜브 뒷광고 언론은 자유롭나?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8.10 13:41 의견 0
유튜브 뒷광고 논란으로 사과한 먹방 방송.

유명 유튜브들의 뒷광고 논란이 거세다. 급기야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포기하고 유튜브를 그만두는 이들도 생겨났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것이다. 언론들은 일제히 나서서 이런 행태를 꼬집고 비판과 비난을 직간접적으로 가한다.

언론이라고 뒷광고 논란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느 언론 조직의 존립을 위한 가장 핵심 상품은 아마 ‘영향력’일 것이다.

언론사가 타깃 집단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의 크기, 그것이 바로 언론사의 경쟁력이다. 영향력을 중심으로 바라보면 아마 언론이나 기자의 행동의 동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기레기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광고 때문에 그러냐?’ ‘돈 받고 기사 쓰냐?’며 ‘돈’의 렌즈를 들이대는데, 그건 외부인이 이해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그것뿐이기 때문. 돈은 문제의 일부분일 뿐인 경우가 많다.

언론의 영향력은 사회의 통념에 도전하는 데서도 나오지만 사회의 통념에 야합하는 데서도 나올 수 있다. 사람들의 평균적 감성과 기준, 혹은 편견에 편승해 기사를 쓰면 독자들의 지지를 업고 영향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이를테면, 조두순 사건이 터졌을 때 조두순 변호를 맡은 변호사를 비난하는 뉘앙스의 기사를 쓰면 독자들은 즐거워한다. 폭발적으로 좋아요와 RT가 늘어난다. 하지만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강력한 지지층을 가진 정치적 의견에 부합해 사건을 해석하거나 누군가를 비난하는 기사를 쓰면 그 지지자들로부터 참기자라며 칭송을 받는다.

그래서 언론은 자신들이 부채질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로 그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망설임 없이 이슈를 부추긴다. 

사실 확인의 기준을 낮추고 타깃에 대한 비난과 조리돌림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언론과 기사, 기자의 영향력은 극적으로 드러난다. 자신들의 상품 가치가 올라가는 과정이니 언론은 이 소용돌이를 멈출 생각이 없다.

작금의 언론의 특성이자, 많은 비난을 자초하는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튜버를 향한 잣대를 언론사 네이티브 애드(브랜디드 콘텐츠)에 적용해보자. 과거엔 카드뉴스, 오늘날엔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하는데 광고 협찬 사실을 고지 안 하거나, 보일 듯 말 듯 고지하거나, 모호하게 표현한다. 유튜브를 비난하는 언론들도 언론 자체 조사와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

'기사로 위장한 광고'는 어떤가. 종이신문 지면을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2000만~3000만원에 팔고 있다. 포털에는 건당 10만~30만원 받고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내낸다.

사실 유튜브 뒷광고보다 더 나쁜 것들이다. 앞서 영향력을 앞세워 언론들은 갑질을 일삼는다. 종편에서 소개하는 건강식품은 모두 협찬이다.

유튜브 뒷광고를 마냥 비판하고 비난하는 언론들의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생존이 달려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더더욱 옥죈다. 뒷광고 논란에 결코 언론도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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