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 격상현실화 되나… 한강 막아도 행사장 인파 ‘그대로’

강 훈 기자 승인 2020.09.10 15:17 의견 0
지난 9일 신림역 인근 도림천 모습. 사진=강 훈 기자

이태원 클럽을 비난하고 신천지에 화를 내며 광화문 집회를 노려보던 시민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집콕 생활에 환멸을 느낀 시민들은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양 손에 든 돗자리와 치킨, 피자, 도시락, 맥주 등은 쓰레기통이 아닌 길거리에 자리했다. 음식물을 섭취한다는 이유로 마스크는 턱과 팔목에 걸쳐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앞에서 멈춘 2.5단계가 격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다.

서울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 출입을 통제하는 강수까지 등장했으나 사각지대를 찾는 이른바 ‘메뚜기족’이 증가하고 있다. “다들 돌아다니는데 나만 지켜서 뭐하냐. 마스크만 하면 괜찮다”라는 합리화는 무너져 내린 사회 내 심리방역 사이를 파고들었다.

한강공원이 막히자 시민들은 인근 여의도공원에 몰렸다. 신림역 인근 도림천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 역시 치킨을 시켜 먹거나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마스크를 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근 주민들은 “행사장 같은 인파다. 근처에 사는 시민들이 다 온 듯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직장인 박소희(36)씨는 “밖에서 노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거리두기 지키는 나만 바보가 된 거 같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 외출을 참고 있는데 거리두기 격상에도 놀러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없던 우울까지 생긴다”고 토로했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2.5단계 등 지침을 준수해 달라고 호소 중이다.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재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지금 집중적으로 거리두기를 잘 신천하면 1~2주 이후엔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 것이다.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이 확대되더라도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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