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ON)에 쏠린 아쉬움

조규봉 기자 승인 2021.02.26 18:01 의견 0

롯데가 한 건 상거래로 포장한 '부동산'과 '임대업' 이었다.

목 좋은 곳을 골라 건물을 올린다. 각 층마다 업체들 입점시키고 수수료와 한달 입점료를 받는다. 심지어 역에 건물 올리면서 내 돈 안내고 건물 짓고 돈 벌면서 갚아도 된다.

일본 제품들 그래도 한국에 가져다 구축한 건물에 임대시키고 돈 번다. 일석이조

그런데 왜?

명품 브랜드가 자사 몰 버리고 오픈마켓에 입점한다.

자사 네트워크 이용해 특정 제품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고객층을 계속 유인해야 제품 공급하는 회사도 잡고 충성도 높은 팬도 챙길 수 있다. 무신사가 대표적인 곳이다.

오프라인에서 롯데나 이마트가 하던 일을 11번가, 이베이코리아가 했고 또 이제는 네이버가 하고 쿠팡이 한다. 건물 올리고 입점시키던 오프라인 모델을 온라인에서 바로 구현했어야 할 회사가, 오픈마켓을 진작에 했어야 할 회사가 오픈마켓 안에 들어갔으니 자신의 본질을 훼손해 버렸다.

매출이 손쉽게 나기 때문이었다. 그간 돈 안들이고 돈 버는 줄 알았지만 그 선택이 이렇게 망하는 결과를 가져온 거다. 10년 전 선택이 지금의 결과로 나타나는 거다. 지금 못해서 그런게 아니다.

그럼 진작에 오픈마켓을 만들어야 했는데 네이버가 상거래 장터 열어주니 거기로 또 들어갔다. 결정타다. 이제는 돌이킬 방법이 없다.

기술이 모든 걸 설명하지 않지만 지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곳들은 웹 진영들이다. 네이버가 개발과 운영을 분리시키기는 했지만 개발 조직 자체가 여전히 메인을 차지한다. 대기업들은 비용 절감 운운하면서 기존 조직들을 죄다 IT 자회사에게 넘겼다. 인력과 자산을 넘겨버렸다. 졸지에 갑이 을이 됐다.

여튼 기획만 만고 다 넘기고 나니 이건 뭔 말을 할 때마다 비용 이슈다. 롯데정보통신에 일을 주는데(이런 일감 몰아주기를 왜 처벌 안하나 모르겠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죄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자식들 승계에 활용) 뛰어난 인력들이 잠시 프로젝트에 투입되기는 하지만 그들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 다른 곳 프로젝트하러 다 간다. 만든 사람 따로 운영하는 사람 따로다. 즉 남의 일이다.

해법은 없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기회가 모처럼 왔다. 근데 빨리 대응해도 모자랄 시기에 천천히 대응하다가 기회 자체를 날려버렸다. 1년도 안되어 사이트 방문자의 70프로가 모바일 이용자들이었다. 그때서야 대응 전략 마련하고 기획에 구축 하다가 3-4년 그냥 허비했. 그 틈을 쿠팡 같은 회사와 네이버가 치고 들어왔다.

이미 이마트는 네이버와 먼저 협력했다. 남은 시장은 그동안 잘했던 신선식품과 그걸 배송해주는 거다. 네이버와 이마트의 이해와 요구가 딱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그럼 롯데는 누구랑? 없다.

부동산 업자가 전혀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잘 하는 이들에게 연봉 두세배 주고 5-6년 힘을 실어줘야 한다. 개발 조직 아웃소싱이 아니라 안에서 다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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