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기의 軍] KFX의 성능을 기대 이상일 것으로 보는 이유

조규봉 기자 승인 2021.03.17 16:26 의견 0
사진=마성기 객원기자

KFX의 시제기 공개가 눈앞에 다가 오면서 국내 및 해외 언론, 그리고 유튜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중에는 내용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중국과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는 둥 해외 반응을 과대포장하여 국뽕스런 호들갑을 떠는 이들도 많이 보인다. 사실 유심히 정보들을 취합해 보면 나 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사람 조차도 서서히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는 것은 숨길 수가 없다. 초창기의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었던 많은 우려들이 불식돼 왔고, 전문성 있는 정보들이 꽤 설득력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술로는 "절대불가능 하다"던 4대 핵심기술을 빠른 시간에 개발해 냈다는 사실로도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으로 국산전투기의 개발 필요성을 역설한 이후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미친짓"이라고 할 정도로 국내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늘 그랬듯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며 기적을 일궈 온 한국이 아니던가.

KFX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 보고자 한다.

KFX의 설계에는 동적모델역변환 제어구조 설계 방식이라는 기법이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기인 F-35에 이어 세계2번째로 적용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미 우리의 고등훈련기인 T-50을 개발하면서 부분적으로 이 기법을 적용하여 우리가 이미 학습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1975년에 미국에서 제안된 방법이지만 컴퓨터 성능이 부족해 부분적 적용 또는 실험용 기체에만 적용해 오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컴퓨터의 성능이 이를 감당할 만큼 발전하여 본격적으로 개발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전히 이 기법으로 설계된 최초의 기체가 F-35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양산기로는 우리의 T-50도 F-35와 더불어 실제작 기체로서 이 기술이 적용된 사례다 .

보통 전투기처럼 고기동을 필요로 하는 항공기들은 기동중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공기의 흐름이 시시각각 변하고 특정 상황에서 예측하기 힘든 동적상황이 나타나기도 하며, 조종사의 판단오류 또는 작동 실수로 인하여 비행기가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미리 예측하여 조종사의 실수를 최소화 하고, 조종사가 의도하는 대로 기동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이를 자동으로 비행을 보정해 주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 기능을 FLY BY WIRE(FBW)라고 칭한다. 동적모델역변환 제어법칙(NDI)는 FBW와는 다른 각도의 접근인 것 같다. 현대의 스텔스기는 적의 레이더파를 다른 각도로 반사시켜 버리기 위하여 일정한 선과 각도로 통일된 외형으로 설계가 되는데 이는 유체역학 기반의 설계를 필요로 하는 과거의 고전적 항공기 설계 법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역학적으로 아주 불리한 설계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과거 FBW처럼 보완이라기 보다는 역학을 거스르는 인위적 제어를 통해 불완전한 비행특정을 안정적으로 바꿔 줄 필요가 생겼다.

개발과정에서 이러한 특성들을 충분히 검증하고 데이터화 한 뒤 이를 반영하여 설계를 해야 하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해 줄 고성능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이런 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스텔스 형상을 위해 무장내부수납창등 때문에 뚱뚱해져 버린 F-35가 그 뚱보 같은 외형을 가지고서도 안정적으로 고기동 비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미국도 F-35에 이르러 완전히 적용할 수 있었던 이 기술을 우리 KFX에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T-50을 만들면서 이 기술을 미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부터 습득하고 이후로 자체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렇게 설계된 KFX의 비행특성에 대한 실험데이터는 "매우만족"이라는 결과치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기동성 면에서는 F-35 보다 우수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랫동안 가져왔던 내 의문점 중 하나가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KFX에 들어가는 엔진은 미국의 항공모함 함재기인 F-18 슈퍼호넷에 들어가는 F414-GE-400K 엔진이다. 이것도 최근에 들어서 맨뒤에 K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K는 한국형이라는 것으로서 뭔가 개조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추력증가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우리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뜻이 된다. 처음에는 F404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F404는 슈퍼호넷 보다 덩치가 20% 정도 작은 호넷에 들어가던 엔진이고, 우리 T-50에 적용됐던 엔진이다. 슈퍼호넷으로 기체가 재개발 되면서 더 성능이 향상된 엔진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 KFX에 달게 된 F414다. 그런데 우리 KAI는 KFX 개발진에게 어떻게든 무게를 최대한 줄이라는 과제를 주고, 여기에 현상금 까지 걸었었다. 아이디어를 내는 엔지니어에게 인센티브를 주면서 까지 중량을 줄이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노력 끝에 같은 엔진을 쓰면서도 F-18 보다 추력대 중량비에서 10% 정도 앞서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속도면에서 더 유리해야 할텐데 자료를 찾아 보면 최고속도에서 F-18은 마하 1.8 이상이라 하고, KFX는 최대 1.8이라고 나온다. 물론, 스텔스 형상 때문에 항력증가로 그리 나올 수도 있고 요즘 같이 독파이팅 보다는 가시거리밖(BVR) 전투가 대세인 때에 속도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렇다 해도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면 왜 동체의 중량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였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런 의문속에서 하나 하나 답이 보이기 시작했던것 같다.

아무래도 기체내의 전기수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귀결되기 시작했고, 일부 소식통들에 의해 KFX의 발전용량 증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투기의 기동성 때문이라기 보다는 발전용량을 키우기 위해 중량을 줄임으로 해서 그 이득을 전기 생산에 쓰려는 목적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우리가 개발한 AESA 레이더도 그동안 발표된 기술적 데이터를 살펴 보면 미국제 보다도 훨씬 뛰어난 하드웨어적 특성을 보인다. 보다 강한 전파를 쏘기 위해서는 그 부하를 감당할 만큼의 소자가 필요한데 그것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고, 거기에 맞는 강한 전파를 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명한 동적모델역변환 제어를 위해서 컴퓨터가 필요로 하는 전기소모량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거의 디지털제어로 최첨단화 된 전투기이기 때문에 그만큼 전기소모량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KFX는 기존의 전투기들에 비해 발전용량을 키운다는 정보도 들었다.

이러한 정보들을 분석해 보면 우리의 KFX 개발 컨셉은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수준을 한참 넘어서 있었고, 엔지니어들의 목표치가 상당히 고점을 찍고 준비해 왔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한국은 자기들의 실제 기술을 숨기고 있다"는 미국의 의심이 나왔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이 J-20을 개발해 놓고서도 제대로 된 기동모습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엔진 문제도 있겠지만 이러한 비행제어 설계 기술이 그들에게 있겠냐는게 의문이다. 그냥 눈썰미로 봐도 중국의 J-20은 스텔스성이나 유체역학적으로 고기동 비행이 가능한 기체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물며 미국도 최근에야 적용하고 있는 이러한 최신의 설계기술을 설사 그들이 해킹을 했다고 해도 제대로 해석해 낼 수 있을까 싶다. 가뜩이나 출력이 약하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엔진에 고용량의 제네레이터(발전기)를 달 수는 없다. 그런데, 뚱뚱하기 그지 없는 유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스텔스기의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서는 이러한 제어기법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컴퓨터와 전기적으로 동작하는 각각의 부품들이 많을텐데 중국이 그것을 해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들이 J-20을 제대로 만들었다면 엄청난 홍보를 하며 자랑을 했을텐데 베일에 쌓아 놓는 것을 보면 J-20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카나드 보조날개를 달았던 러시아의 SU-33기의 FBW s/w를 SU-27을 불법 카피해 자기네가 개발했다고 우기는 J-11에 그대로 옮겨 달아서 제대로된 기동도 못하는 전투기를 만드는 그들 실력인데 말이다. 그런 수준의 중국이 처음에는 "한국은 기술이 없다",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조롱을 하더니 이제와서는 "동북아시아의 군사력 균형을 깨는 어리섞은 짓", "민족주의와 허영심에 들뜬 미친짓"이라며 비난의 각도를 달리 하는 것을 보면 국뽕에 취한 일부 밀덕들의 허풍도 있겠지만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점점 긴장하는 분위기 같기도 하다.

모쪼록 깡패 이웃들이 진짜 주눅들 일이 벌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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