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산업 전반에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로컬 패션 브랜드 간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협업 마케팅’은 개성과 희소성을 중시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서로 다른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가 함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시장 내 소비자 접점을 확장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푸마(PUMA)는 최근 몇 년간 산산기어(San San Gear), 헬로 선라이즈(Hello Sunrise), 오픈 와이와이(OPEN YY) 등 한국 로컬 브랜드와 연속 협업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첫 협업 이후 공개된 글로벌 캠페인 ‘FULL THROTTLE(풀 스로틀)’은 블랙 팔레트를 중심으로 한 의류·신발 컬렉션으로, 주요 스니커즈 모델인 탈론(Talon)과 모스트로 케이지(Mostro Cage)가 빠른 품절을 기록했다.
헬로 선라이즈와는 러닝화 벨로시티 나이트로 4(Velocity Nitro 4)와 H-Street 스트랩(H-Street Strap)을 중심으로 어패럴·액세서리를 전개했고, 디자이너 브랜드 오픈 와이와이와는 탈부착형 디자인의 러닝웨어를 선보였다.
아식스 스포츠스타일(ASICS SPORTSTYLE)은 펑셔널 브랜드 언어펙티드(UNAFFECTED)와 협업을 이어가며 ‘젤-님버스 10.1(GEL-NIMBUS 10.1)’을 출시했다. 이번 시리즈는 ‘Continuum(연속체)’을 주제로 비대칭 구조와 토글 레이싱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는 기능성과 디자인의 균형을 통해 차세대 소비자층의 취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휠라(FILA)는 서울 기반 브랜드 미스치프(MSCHF)와 함께 1990년대 중반 헤리티지 모델 테레인 크러셔(Terrain Crusher)를 재해석한 ‘FILA x MSCHF ECHAPPE LX’를 선보였다. 미니멀한 라인과 사선 구조 레이스 등 세부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수정해 레트로 감성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담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협업 확산이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브랜드 철학과 문화를 교류하는 전략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스포츠 브랜드는 로컬 기반 브랜드의 실험적 감각을 활용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로컬 브랜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는 상호보완적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