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로 뒤덮인 길거리]④침 묻은 채 거리에 방치… 이래도 K-방역의 힘?

강 훈 기자 승인 2020.06.29 15:16 의견 0
사진=강 훈 기자

담배꽁초나 플라스틱컵보다 유독 더 눈에 띄는 쓰레기가 있다. 바로 마스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쓰고 버린 마스크들이 길바닥에 나뒹구는 일이 다반사다. <뉴스쿡>은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으로 도로가와 길거리를 바이러스로 오염시키는 현실을 포착해 담아보았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도 땀에 젖었다는 이유로 일회용 마스크를 벗어 길거리에 무단 투기한다. 

현재 타인의 마스크 접촉을 통한 코로나19에 감염된 2차 감염 피해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그러나 비말로 전파되는 코로나19 특성상 거리에 버려지는 마스크가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찾은 서울시 동작구 신림역 근처 거리에는 시민들이 버리고 간 마스크와 담배꽁초가 뒤엉켜 깔려 있었다. 시민들이 뱉고 간 침과 음료 등이 마스크와 섞여 악취를 풍겼다. 인근에 걸린 ‘흡연하면 과태료’라는 현수막은 색을 잃은 채 의미 없이 휘날렸다. 

버려진 마스크는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일으켰다. 환경미화원 강성민(47)씨는 “코로나19 발생 초반보다 인도와 차도 등에 버려진 마스크 개수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큰 문제다. 땀 흘리며 치워도 뒤돌면 마스크가 쌓여있다. 집게 등을 이용해 마스크를 줍지만 미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스크 무단 투기로 인해 인근 상점 아르바이트생들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김수현(22)씨는 “편의점 내 또는 외부 탁자 위에 쓰레기와 함께 마스크를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마스크가 찝찝해 집기가 꺼려질 정도다. 누군가는 치워야 한다는 걸 잊지 않고 양심을 지키며 성숙하게 대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마스크 종류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하고 처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버릴 마스크는 귀에 거는 끈을 잡아당겨 벗은 뒤 바깥면을 안쪽으로 접어 귀걸이 끝으로 감아야 한다. 소독제를 뿌려 버리는 것이 좋지만 없을 경우 최대한 쓰레기봉투로 밀봉해 바깥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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