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영화 반도에 거는 기대감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7.16 15:32 의견 0
영화 반도 포스터

<반도>의 개봉 첫 날 흥행 성적표가 나왔다. 이제 이 성적표는 한국 영화계가 코로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앞선 영화들이 어려운 가운데도 극장 개봉이란 선택을 해주었고, 관객들은 불안감을 가지면서도 조금씩 극장으로 발길을 옮겨주었다.

영화인들이나 극장관계자들에겐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 준 관객들이 마냥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이 시장이 다시 반등 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시장의 정상화는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예년에 비해 80% 가량 줄어든 시장이다.

그런 면에서 <반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아무런 사고 없이 관객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면 주저하는 다른 영화들 역시 극장 개봉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시장의 더 큰 물꼬를 트는 셈이 될 수 있다.

이는 마비되다시피한 외화들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국 시장에선 늘 외화의 비중이 절반 정도 차지한다. 이들이 돌아와주는 것 역시 한국 영화 시장 정상화의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테넷>이나 <뮬란> 등 8월 개봉 대기작들마저도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반도>가 흥행한다면 이들 역시 좀더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K방역이 세계적 모범 사례로 언급되는 것처럼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국을 참고해 세계 영화시장도 꼭꼭 잠궜던 빗장을 풀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시장의 이런 선순환 구조를 다시 찾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만 한국 영화계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영화계 정상화의 그 날을 위해 오늘도 극장들은 방역에 최선을 다한다. 관객이 더욱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또 영화들이 믿음을 갖고 개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세심하게 살피려 노력하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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