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전선에서]②입지 좋은 사무실이 최고지, 이미지가 반이거든…실제 그럴까?

조규봉 기자 승인 2019.08.03 11:35 의견 0
봉기자의 말 많던 첫 사무실 전경. 한강뷰는 창문이 지저분해서 공개하지 않음. 사진=봉기자

첫 글에서는 봉기자가 어떻게 해서 창업 전선에 뛰어 들게 된 구체적인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어필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봉기자는 직장인들로 넘쳐나는 유동인구 많은 곳 서울시 중심가 어느 곳에 사무실을 얻었다. 이유는 이랬다.

창업 하기 전 기자 선배의 말을 들었던 팔랑귀 봉기자씨.

"무조건 입지야.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우리 같이 인맥과 정보로 먹고 사는 직업들은 겉보기에도 뭔가 있어 보여야 해. 안 그럼 사람들이 무시한다니까?"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창업 예산 중 절반 이상을 임대료에 사용했다.

그런데, 사무실을 찾아온 지인들의 반응은 달랐다.

왜 굳이 이런 것에 신경을 썼냐는 것이다. 겉치레에 신경 쓰다보면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정작 매출이 있어도 부대비용에 더 들어갈 텐데라고 말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사업체에 번듯한 사무실이 없으면 쓰나 라는 생각에 되레 지인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논리는 앞서 언급한 그 기자 선배의 말을 들어 입지는 이미지를 그리고 정보를, 그래야 무시 안 당한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논리였다.
 
그런데 사무실을 찾아오는 지인들 대다수는 "굳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결정적인 한방은 창업하면서 다들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겉치레에 있다고 말한 지인의 어퍼컷에 맞았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2년 임대계약서를 다시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창업한 후 3개월쯤 돼서다.

어떤 사람은 이랬다.

"요즘은 구독경제 공유경제가 더 인기고, 효율성과 합리성을 따지는 시대이니, 소규모 회사들은 직원들과 뜻만 맞는다면 공유사무실을 고려하지 못할 것도 없다."

봉기자에겐 5명의 어벤저스급 직원들이 있었다. 그들의 원래 직업은 작가, 만화가, 유튜버, 기자들이다. 그들도 봉기자와 비슷한 이유로 회사를 때려치우고 봉기자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

그 중 선임 직원은 이랬다.

"굳이 왜 사무실 비용을 이렇게 써야할 필요가 있냐."

지긋지긋했다.

왜 사무실 비용이 어때서? 속으로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고, 목젖을 뚫고 나오진 못했다.

정말 사무실 비용이 문제였던 것이다. 관리비까지 하면 월 200만원 이상이었으니 다들 대체 왜 그 비용을 써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지만 봉기자만 모르고 있었다. 앞서 봉기자에게 팁을 준 기자 선배와 10년도 넘게 출입처에서 같이 지냈으니 그 선배 말만 듣고 따랐던 것이 패착으로 이어진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

시행력 빠른 봉기자는 곧바로 회사 건물 1층 부동산에 사정을 얘기하고 사무실을 내놓는다. 입지가 좋아 사무실은 불과 3일 만에 빠졌고, 그토록 원하던 공유사무실로 이사를 하게 된다.

공유사무실도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다. 24층이라 전망도 엄청 좋았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월 임대료였다. 월 15만원. 1년 계약하면 2달치는 무료다. 가성비 최고다.

다만 직원들의 자리는 없다. 대표이사 자리만 있을 뿐 직원들은 가끔 회의차 들러야 하는 게 불편한 일이다.

그런데 봉기자만 불편했다. 직원들은 너무 좋아했다. 구글 같은 회사네? 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이니, 굳이 사무실에서 am 9시부터 pm 6시까지 일할 이유도 없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집에서도 콘텐츠는 제작이 가능하다. 좀 답답하면 커피숍에 간다. 마스크는 필수다. 미팅도 취재도 주로 커피숍을 이용한다. 커피숍이 안 망하는 이유이지 않나 싶다.

그렇게 가장 큰 비용을 줄이게 됐다. 그런데 임대료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일들이 생겼다. 그 일들은 다음호에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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