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분위기 변화…삼성·현대차도 참가한 무탄소 연합 등장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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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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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추진했던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의 정책 방향이 수정되며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최우선 목표가 탄소중립이었던 시작과는 다른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값이 올라 섣불리 전환에 나서기 어려워졌고, 경기 악화로 기존 계획에 제동이 걸리며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국내에서도 새 탄소중립 기준을 만들기 위한 연합이 조성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글로벌 친환경 분위기에 맞춰 새로운 정책을 위한 '무탄소 연합(CF연합)'이 지난 12일 출범했다. CF연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화학, 포스코, 한화솔루션, LS 일렉트릭,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등 14개 기업‧기관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임원진을 선출하고, 정관,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CF연합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흐름을 원자력과 청정수소, 탄소포집 후 활용·저장(CCUS) 등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CFE)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이행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산업계의 큰 기대 아래, CF연합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새 기준을 만들기 위해 활동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무탄소 에너지 확산이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CF연합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던 스웨덴과 내연기관 차 퇴출을 준비했던 영국은 정책 방향을 변경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늘렸던 미국의 석유회사 엑손모빌은 다시 화석연료 투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 밖에도 플라스틱 퇴출 정책을 추진하던 레고는 포기를 선언했다.
이 국가와 기업들은 최근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자금을 투자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정세 불안과 경기불황이 맞물리며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의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셰일오일 시추업체를 80조원에 인수했다. 탄소절감을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내년 대선 이벤트를 준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던 스웨덴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스웨덴 연립정부는 지난 9월 내년도 예산안 초안을 발표하면서 고물가를 이유로 유류세를 인하하겠다고 했다. 영국은 내연기관 차 신차 판매 금지 시작 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미루는 것을 골자로 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이사회도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 7' 배출 기준을 현재 시행 중인 '유로 6'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채택했다. EU는 해당 규제를 통해 자동차의 오염물질 배출량 제한을 꾸준히 줄여왔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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