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계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이나 정보보다 감성적 경험과 브랜드 분위기를 중시하면서, 캐릭터가 기업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제 캐릭터는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AI 기반의 비주얼 혁신, 협업 콘텐츠, 굿즈, 팝업스토어 등으로 확장되며 핵심 마케팅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자체 캐릭터를 앞세워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팬층이 두터운 외부 캐릭터와 손잡는 방식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전통 장류 기업 몽고식품은 자사 캐릭터 ‘몽이’를 통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몽이는 인스타그램에서 소스 크리에이터 콘셉트로 등장해 다양한 레시피와 참여형 이벤트를 선보인다. 최근 2D 디자인에서 3D 비주얼로 리뉴얼하며 AI 모델링을 적용, 표정과 동작의 자연스러운 구현으로 콘텐츠 활용도를 높였다. 이를 기반으로 숏폼 영상, 레시피 카드 등 다채로운 형식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오뚜기는 캐릭터 IP ‘옐로우즈’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감도를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심볼에서 모티브를 얻은 ‘뚜기’, ‘마요’, ‘챠비’ 세 캐릭터가 중심으로, 굿즈와 테마송,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맛있는 행복”을 전하는 스토리텔링을 이어간다. 오뚜기 특유의 밝고 유쾌한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라인프렌즈 대표 캐릭터 ‘브라운’, ‘코니’, ‘샐리’를 적용한 ‘하이볼에 빠진 시리즈’ 5종을 출시했다. 각 캐릭터를 레몬·자몽·키위·파인애플·피치 등 플레이버별 색감에 맞춰 디자인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패키지마다 개성을 강조한 이번 협업은 한정판 마케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메가MGC커피는 카카오톡 인기 이모티콘 ‘가나디’와 협업해 신제품 홀케이크를 선보였다. 케이크에 캐릭터 표정을 반영하고, 구매 고객에게 한정 키링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병행했다. 가나디 팬층과 Z세대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SNS 확산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제품보다 캐릭터를 기억하는 시대가 됐다”며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형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