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양제츠 방한, 격변의 한반도

마성기 외부 필자 승인 2020.08.24 08:55 의견 0

양체츠의 방한은 사실상 양쪽 합의라기 보다는 중국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에서 서훈 안보실장과 만났는데 외형적으로는 현 시점에서 할 만한 이야기들을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더 깊은 이야기가 있었을 것으로 봐야 한다.

양체츠는 시진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측근으로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위원의 신분이다. 우리측은 외교부장관이 아닌 청와대 안보실장이 대화 상대였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적 족쇄를 하루가 멀다하고 풀어주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들어 한국의 군사력 확장의 형태가 방어적이라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급선회를 하고 있다. 그 속도도 매우 빠르고 획기적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노골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에는 양측이 전략폭격기 전개를 통한 무력시위를 하는 수위로 까지 치닫고 있었다.

중국의 매스컴은 한국의 군사력 증강이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가고 있다면서 우리군의 신무기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해부하는 방송이 폭증하고 있었다. 양제츠의 전격적인 방한이 가벼워 보이지 않는 이유다.

현재, 김정은의 건강이상설과 함께 김여정의 위임통치 소식이 전해진다. 이는 김정은의 정책실패시의 면피용으로 해석이 되는 가운데, 한반도 급변상황을 예측하는 이야기도 많이 나돌고 있다.

분석가들은 통일까지도 예언하고 있는 것 같다. 그 가능성은 아직 우리가 점치기엔 이르다. 미국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 보여지지만, 우리의 최근 공격적 군사력 증강과 이를 묵인 또는 조장하고 있는 미국의 의중이 대충 짐작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볼턴이 백악관을 떠나며 공개된 회고록에서 폭로된 바에 의하면 북한이 붕괴되면 남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가 북한을 분할통치하는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공개를 했다. 여기에 우리가 매우 분노하고 반발을 했었지만, 지금 미국의 의도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그 시나리오는 중국과의 마찰을 최소한 줄이고 한반도에 영향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미국의 뜻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억누르기 위해 지속적으로 북한을 미국편으로 끌어 들이려 하고 있고, 한반도 투트랙 전략을 배경에 깔고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북한을 친미국가로 만들고 개혁개방으로 이끌어 북한에도 미군을 주둔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전략이며, 또 하나는 남한주도의 통일을 이루게 하여 통일 한반도가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당장 미국에게 대놓고 도전하고 있는 경쟁자며, 일본은 미국을 침략한 전범국가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동반관계 확장은 불가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 분할통치 시나리오가 이해당사국들끼리 오가고 있을 때 일본도 여기에 끼워 달라고 한 모양인데 보기 좋게 거부를 당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이 끼어든다면 우리나 북한의 내부의 저항이 거세질게 뻔하니 배척이 됐을 것이다.

일본이 끼어드는 것은 한반도 침략국으로서 명분도 없을 뿐더라 남북한 양측의 거센 반발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아니라 4국 분할통치란 것 자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도 몇년전 "미군이 철수 한다는 전제하에 남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었다.

반대로 최근 일부 일본의 전략가들 사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미군이 계속 주둔한다는 조건하에서 남한주도의 한반도 통일은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일본 입장에서는 남북분단으로 하여금 한반도가 비정상적인 군사력 확장과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군의 계속 주둔이 한반도가 일본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막을 수단이라고 보는 것이다.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는데엔 공산정권 보다는 남한이 유리할 것이라는 것도 이유라고 한다.

어쩌면 양제츠의 방한을 통해 이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을까.

한국이 미국의 사냥개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남한주도의 한반도 통일도 중국이 묵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분할통치론이니 그런 걱정 없이 온전히 남한이 통치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중국이 양자택일의 압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외형적으로는 회담 당사자가 "유익한 대화였다"라며 긍정적인 제스처를 내 보이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타협점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 급한 쪽은 중국이다. 중국이 그동안 사드보복이니 한한령이니 하면서 우리 목을 죄어왔었다.

큰 소리 칠 입장이 못된다. 중국이 어떤 제스처를 취하지 않으면 한미간 남한의 핵무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현실이 될 가능성도 크다.

칼자루는 한국이 쥐었다.

[저작권자 ⓒ뉴스쿡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