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트 아베에 대비하자!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8.31 12:05 의견 0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진=아베 신조 SNS

아베 시대가 마무리됐다. 장기집권도 건강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나보다.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악화로 총리직에 물러난 아베. 어쩌면 지병이 아베를 살린 격일지도 모른다.

아베의 일본은 경제지표를 호전시키기 위해 사정없이 돈을 찍었다.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제한하고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렸다. 모든 이익은 수출 대기업에 돌아가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과연 아베가 꿈꾸던 결과가 나왔을까? 전혀 아니다. 처참하기 그지없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것 없이 빚만 쌓였다. 돈 풀기 정책과 임금 상승의 제한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들었다. 나아질 줄 알았던 삶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는 OECD 국가 중 1위에 달했다. 수치가 무려 224%다. 

적자를 만회하기위해 소비세를 올렸다. 그러나 빈곤층만 죽어 나가는 정책이다. 똥은 아베가 쌓아놓고 뒤처리는 돈 없는 서민들을 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병은 연민을 안겨줄뿐더러 현실도피 수단으로 최적이다. 몇 년이 지나 건강하다며 복귀할지도 모른다. 여느 연예인처럼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와 함께 말이다.

아베가 퇴장했다. 다음 차례로 트럼프를 지목하는 손길이 많다. 포스트 아베에 이어 포스트 트럼프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앞으로 미국 정계에 어떠한 변수가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의 재선이 쉽지 않을 것만은 분명하다. 아베처럼 지병은 아니겠지만 미국 정계에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국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인 만큼 어느 정도의 사회적 혼란은 겪어야 한다. 포스트 아베, 포스트 트럼프에 대비하며 말이다. 모든 걸 종합, 분석하고 예측하며 대비하는 집단 지성의 힘이 절실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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