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밀 게시판’서 일반인 여성 사진두고 성희롱… “제2의 소라넷”

강 훈 기자 승인 2021.01.12 13:40 의견 0
남초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일부.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성희롱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청원에는 ‘제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한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12일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일반인 성희롱 하는 게시판이 있는 사이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모 사이트에 비회원에게 보이지 않는 비밀게시판이 있다”며 “트위터, 인스타그램, 쇼핑몰 후기 등에서 일반인 여성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와 성희롱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 속에는 일반인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는 유저들의 게시글이 담겨 있다. 특히 해당 게시판은 ‘비회원’에게 보이지 않아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다.

작성자는 “성희롱성 글이 작성된 날짜를 보면 몇 년간 지속돼왔음을 알 수 있다”며 “소라넷 논란 이후 이런 행위가 근절된 줄 알았지만 ‘비밀 게시판’이라는 형태로 운영해왔다. 이 일이 더 많이 알려져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게시판 내용의 캡처가 온라인상에 빠르게 확산되자 일부 유저들은 공론화를 막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이날 해당 사이트에는 “빨리 수용소 터뜨려야 한다. 걸리면 안 된다”, “지금 수용소 갤러리를 타켓으로 잡고 공격하려는 거 같다. 잠시 닫으면 대처가 가능할 듯하다”, “수용소를 폐쇄하지 않으면 여초사이트의 타겟이 된다. 사이트마저 터질 수 있으니 미리 폐쇄해야 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이 수십 개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남초 커뮤니티 음지에서 벌어지는 '제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최근 여러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인증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비밀게시판을 만들어 당사자 동의 없이 사진을 퍼나르며 성착취를 벌이고 있었다”며 “특히 여고생, 교복 같은 미성년자를 언급하는 키워드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사자 허락 없이 사진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신상털이까지 자행돼 2차 범죄가 우려되는 실정이다”며 “게시판의 조회수는 많게는 수만 회에 이를 정도이고, 규모가 큰 게시판이라 피해수위 역시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토록 잔인한 성범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게시판을 그대로 좌시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제하고 수사기관은 하루빨리 가해자들을 수사해 엄벌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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