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성기 객원기자
KFX의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한참 진행중일 때만 해도 남들은 5세대 전투기 만든다는 데 뭔 4.5세대냐고 난리였고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더 컸었다. 그 와중에 일본과 유럽이 자기네들은 5세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6세대로 간다고 하니까 그들의 목소리는 더 커졌고 많은 사람들이 KFX를 불안한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미국이 5세대기의 문제점들을 드러내며 4.5세대기의 확충을 통해 5세대+4.5세대 믹스 개념의 새로운 공군전력 운용을 발표하며 새로운 4.5세대 전투기 개발까지 천명하고 나서자 전세계는 KFX를 찬양하는 모습 마저 보이고 있다.
5세대기를 특정지을 수 있는 대표적 것은 스텔스 기능이다.
현재 개발된 4.5세대 전투기라 한다면 F-15EX, F-16V, 유로파이터, 라팔 정도 꼽을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5세대기로는 미국의 F-22, F-35, 중국의 J-20, 러시아의 SU-57 PAK-FA 뿐이다. 그나마도 중국과 러시아의 기체들은 스텔스 기술이 의심을 받고 있으며 개발과 실전배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한동안 중국의 J-20이 F-22보다 더 크다며 무장능력에서 앞선다는 둥, 더 장거리 작전능력이 있다는 둥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게 얼마나 허접한 소리였는지 밝혀지고 있다. 기체가 큰 것은 엔진을 작고 강하게 만들 기술이 없어서 크게 만들다 보니 기체도 커진 것 뿐이다.
그나마도 큰 엔진이 출력이 약한데다 신뢰성이 떨어져 진동과 파손이 일어나는 엔진이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로 J-20은 의심의 대상이 됐을 뿐이다. 중국의 상습적인 뻥이었을 뿐.
이렇듯 아직도 완전한 5세대기 시대라 말하기 이른 시점이다.
그런데 6세대라?
그렇다면 6세대기란 무엇일까?
현재 개발을 가시화 한 유럽과 미국이 말하는 6세대기의 특징이라면 향상된 스텔스 성능, 자동조종, AI, 레이저 무기등 미래형 무기 탑재, 무인전투기와의 합동교전 능력 정도를 꼽는다. 영국에서는 부분적 조기경보기 기능을 포함하는 것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 전투기들의 성능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 내용들을 보면 KFX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물론 우리의 전투기 제작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기체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얼마전 내가 KFX에 대해서 이런저런 의견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한 국방관련 기자님께서 6세대기는 아마도 엔진이 관건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디지털화, 자동화, 레이저 무기등을 쓰게 되면서 기동성을 유지하면서도 많은 전기소모량을 충당하기 위해서 발전용량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고성능 엔진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나 역시도 그 의견에 동의를 하고 있다.
이미 KFX도 기존의 미국제 엔진을 가져다 쓰면서 발전용량을 키운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5세대 전투기 정도에 필요한 약간의 개선일 뿐이다.
레이저무기로 간다면 이야기가 확 달라진다. 레이저라고 해도 미사일처럼 장거리 요격은 못한다. 엄청난 전기를 필요로 하는 레이저포의 특성상 전투기와 같은 작은 기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요즘 전투기에 장착하고 있는 기관포 대용일 뿐이다.
날아 오는 미사일을 막아 내거나 근접공중전에서는 그 정확성 때문에 유용할지 모르나 장거리 공격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과연 얼마나 유용한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이전 세대와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해 레이저포의 장착을 6세대기의 특징으로 지목하는게 대세인 듯 하다.
그래서 6세대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수준의 완전히 새로운 기체라기 보다는 5세대기에서 조금 발전된 형태의 수준일 뿐이라는게 짐작이 간다.
실제로 6세대기 개발에서 가장 앞서가는 미국도 그리 말하고 있다.
때문에 6세대기의 가장 핵심은 많은 열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전기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의 개발과 크기가 작으면서도 많은 추진력과 발전용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고신뢰성을 가진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보여진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전통의 미국과 영국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아직 미국의 엔진 기술을 뛰어 넘는 나라가 없다. 영국은 이미 6세대기를 지향하고 그런 발전기를 개발했다.
일본의 IHI 중공업에서 미국의 F-22기에 들어가는 엔진과 동급의 엔진 XF9-1 엔진을 개발했다고 자랑하지만 아직은 미완의 엔진이다.
그리고 추력은 미국의 엔진에 준하고 있지만 크기가 크다. 때문에 동급이라고 말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일본도 아직은 멀었고 제트 엔진 기술에 있어서 레벨 1은 미국과 영국, 레벨2가 러시아,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우크라이나, 한국 정도를 꼽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은 자체모델만 없을 뿐, 기술력은 러시아와 프랑스 수준은 넘을 것이라 보고 있고, 일본 보다는 좀 떨어지는 수준정도로 본다. 일본 역시도 자체수요 일부 이외에는 장착된 기체가 없다는 점에서 기술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업계에서의 지명도는 떨어진다.
때문에 엔진기술이 조금 앞섰다고 6세대기를 먼저 개발한다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다. 오히려 6세대기에 들어가는 IT, 디지털, AI 등 핵심 기술들은 우리가 일본보다 앞서면 앞섰지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F-16의 덩치만 키우고 일부 자국 기술만 접목하고 그대로 베낀 F-2를 개발한 일본 보다는 우리의 자체 기술이 더 들어간 T-50과 FA-50등을 순차적으로 만들어 보고 4.5+ 기체를 자체개발한 한국이 경험 면에서도 일본 보다 앞섰다고 보는게 맞다.
KFX 개발의 남은 일정이 순항되고 제대로 완성되는 순간 모든 경험치에서 일본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다.
모든 기술은 단계가 있고, 경험치와 축적된 데이터가 중요하다. 그런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6세대? 더구나 5세대기 조차도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6세대기를 만든다? 개념만 달리 한다고 해서 실전에서 어떤 우위를 보여줄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장담을 못한다. 그러나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 한국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엔진 개발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KFX 블럭-3은 완전한 스텔스 형태를 갖춘다는 계획이고 어쩌면 국산엔진을 넣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텔스 이외의 어떤 기능이 추가될 지 모른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엔진기술 보다 30년 정도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으로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6세대기에 필요한 수준의 엔진을 개발해 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KFX 초기형의 경우 미국제지만 부품 국산화율이 40%에 조금 못 미친다. 세계최고라 하는 미국이나 영국의 엔진에도 국산 부품이 들어가고, 완제품 까지 납품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리 자체개발 능력도 있다.
레이저 무기는 우리도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고, 기타 AI를 비롯한 차세대기에 필요한 기술적, 산업적 기반들은 우리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앞서면 앞섰지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KFX는 궂이 미국이 4.5세대 전투기 신규개발이나 혼합운용을 발표한 것을 위안 삼지 않더라도 밝은 미래를 기대해도 될 것으로 보여진다.
[저작권자 ⓒ뉴스쿡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