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에 트럼프 불복...깊어지는 고민들

조규봉 기자 승인 2021.01.07 11:12 의견 0
사진=방송화면캡처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충격적입니다. "We want Trump"를 외치며 의사당에 밀어닥친 사람들, 이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미국의 보통 시민일 겁니다. 다만 트럼프가 이긴 선거를 도둑 맞았다는 가짜 뉴스를 믿고 분노한 것이죠. 그들에겐 미국 주류 언론들이 바이든 승리를 선언한 것이 가짜 뉴스고 '나의 승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트럼프의 메시지가 진실입니다.

트럼프는 당선 이전부터 주류 미디어를 가짜뉴스라며 배척하기 시작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점점 다른 의견을 말하는 언론들을 차단하고 트럼프의 메시지만을 동굴 속 메아리처럼 듣게 됐습니다. 그의 지령에 따르는 좀비처럼. 트럼프는 언론을 공격하고 선거 프로세스의 공정성을 공격했습니다. 미국이 건국 이후 지켜온, 미국민의 합의와 공감을 만들어내는 제도를 공격하고 그 기반을 허물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이 모습인 것 같습니다. 과연 미국은 어디까지 갈까요? 그리고 우리는 과연 미국의 모습을 보며 그저 개탄만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언론을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의 시민들은 진보나 보수나 할 것 없이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제도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진보에서 부정선거 주장이 나오더니 문재인 정부 시대에는 보수가 부정선거 주장에 빠졌습니다. 최근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각 진영이 타협과 대화보다 혐오와 투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보나 보수나 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의식이 엷어지고 있습니다. 타협 불가능한 싸움의 상대라는, 우리는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의식이 계속 강해질 때 우리 사회는 과연 민주공화국의 틀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걱정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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