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어디까지 왔나①] 갈길 먼 제도 시행
제도 의무화, 주민 참여는 저조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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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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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되지 않은채 섞여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모습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전국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가 시행됐다. 유색 페트병과 무색 페트병을 분리 배출해 투명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뉴스쿡>에서 직접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300가구 이상 또는 150가구 이상 승강기가 설치되거나 중앙 집중식 난방을 하는 아파트에서는 투명 페트병을 반드시 분리 배출해야 한다. 방법도 간단하다. 내용물을 비운 뒤 라벨을 제거하고 찌그러뜨린 후 정해진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파트 단지의 재활용 분리수거장에는 투명 페트병과 불투명 페트병이 뒤섞여 배출되고 있다. 본지 기자가 13일 서울 강서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현황을 살펴본 결과, 환경부의 개정 지침대로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곳은 손에 꼽혔다. 심지어 분리 배출해야 하는 걸 알고 있냐는 질문에 “그런 게 있었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날 한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장에서 만난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기 전과 후가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정책에 따라 안내 방송으로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해달라고 했지만, 일부 주민들만 제대로 해주고 있다. 나머지 주민들은 ‘몰랐다’, ‘알지 못 한다’라고 말하며 쓰레기를 배출한다”며 “주민들이 하지 않으면 나 혼자서 다 해야 한다. 눈도 치우고 관리사무소도 지켜야 하는데 할 일이 더 늘어나 힘들다”고 말했다.
쓰레기장에서 마주한 주민 A씨도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A씨는 롱패딩을 입은 채로 두 손 가득 쓰레기를 가져와 쓰레기장 한쪽에 털어놓았다. 그에게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 쓰레기를 다시 버려달라”고 부탁하자 “몰랐다. 분리수거만 해서 버리면 되는 줄 알았다. 헷갈리지 않게 제대로 안내를 해달라”고 되받아쳤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가 한달을 바라보고 있지만 제도 정착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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